`자기절제사회` 대니얼 액스트 지음, 구계원 옮김 민음사 펴냄, 404쪽
어떤 이는 사람들의 무지가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흡연이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 잘 알고 있으며, 그 가운데 70%는 담배를 끊고 싶어 한다. 따라서 정보 부족이 아니라 자제력 부족이 문제다.
이처럼 자제력은 현대인의 건강과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조건이 됐다. 물론 수천 년 전부터 자제력은 줄곧 성공의 핵심 요소로 인정돼 왔으나 지금처럼 생명을 위협한 적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현대의 자본주의 체제는 동틀 무렵 헬스클럽에서 지방을 털어 내고, 지옥 같은 교육과정을 견뎌 우수한 성적을 얻는 자제력 엘리트들에게 예전보다 훨씬 후한 보상을 준다. 오늘날에는 그만큼 충분한 자제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제 현대인들은 사회로부터 엄청난 수준의 자기 절제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강요받고 있다. 사회는 더 이상 우리를 구원하지 않고, 자제력 부족은 낙오와 실패, 죽음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우리는 365일, 24시간 나 자신과 끊임없는 사투를 벌여야 하는 지긋지긋한 삶을 살게 됐다.
니얼 액스트가 펴낸 `자기절제사회`(민음사)는 자제력이 개인의 성공과 생존의 핵심 요소가 된 현시대를 진단하고, 그 사회적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기 절제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을 이 한 권에 담으면서도 지루하게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처럼 술술 읽히는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 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현대사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게 될 뿐 아니라 자기 절제를 가능하게 하는 실제적인 힘이 무엇인지도 깨달을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