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규 작가 MBC 일일사극 `구암 허준` 종영소감 밝혀
지난달 27일 막을 내린 MBC 일일 사극 `구암 허준`의 최완규(49·사진) 작가는 이같은 솔직한 종영 소감을 내놨다.
MBC가 KBS 1TV `뉴스 9`와 전면 대결을 선포하며 야심 차게 밤 9시대 일일극으로 방송한 `구암 허준`은 파격적인 편성이라는 점에서나 사극의 `스테디셀러`인 허준의 일대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여러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마지막 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8.7%(닐슨코리아). 비록 새로운 시간대에 편성됐다는 약점이 있긴 했지만 지난 1999~2000년 대히트한 MBC 월화극 `허준`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그를 만났다.
“사실 일일극은 좀 `센` 내용을 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오후 7시에 일일극을 내보내고, 또 9시에도 비슷한 내용을 하기가 부담이 되지 않겠습니까?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내용을 선보여야 했죠.”
천출(賤出)을 극복하고 어의로 성장하는 극적인 이야기를 담기에 일일극이라는 `틀`은 다소 생소했을 법도 하다. 일일극의 주 시청자가 역동적인 가족극에 반응하는 중·장년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최완규 작가는 “꽉 짜인 스토리 라인을 일일극으로 하기엔 시청자에게 불편한 면도 있던 것 같다”면서도 “다른 패턴의 일일극을 시도했고, 이것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고 의의를 짚었다.
지난 1993년 MBC 베스트 극장 `재미없는 사랑, 재미있는 영화`로 데뷔한 그는 올해로 펜을 든 지 20년을 맞았다. 그동안 `허준`을 비롯해 `상도`(2001~2002), `올인`(2003), `주몽`(2006~2007), `빛과 그림자`(2011~2012) 등 그의 손을 통해 대박난 작품만 여럿이지만, 그는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에 쉽사리 응하지 않았다.
최완규 작가는 현재 내년 3월을 목표로 새 미니시리즈를 작업하고 있다.
조총련계 재일동포 갬블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올인` 이듬해인 지난 2004년부터 기획됐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 소재의 특성상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올인`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특히 `올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유철용 PD가 연출을 맡았기에 `올인`과 더욱 겹쳐지는 것.
“항간의 소문처럼 `올인 2`는 절대 아닙니다. 저도 `올인`과 비슷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가장 크게 의식하고 있습니다. 사실 `올인`은 겉으로만 갬블러의 이야기였지, 그 세계와 관련해 제가 아는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놓지는 못했죠. 이번에는 그 세계에 몸담을 수밖에 없었던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제대로 써내려갈 겁니다”
그는 “도박은 결국 인간의 욕망을 대변한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하면서 “그래도 나의 꿈은 늘 진한 멜로 드라마”라고 말하며 웃었다. “아주 인상 깊은 멜로 드라마 한편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
`히든`이라는 제목으로 추진 중인 이 작품은 현재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드라마는 단순한 갬블러의 이야기를 넘어 재일동포들이 조총련을 택하게 했던 격동의 근현대사를 묵직하게 담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