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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김승환 국내최초 공개 동성결혼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9-09 02:01 게재일 2013-09-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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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당당하게 잘 살게요”
“이제는 당당하게 말할래요.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김조광수(48·사진 왼쪽)씨와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29)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 설치된 임시무대에서 국내 최초로 첫 동성(同性) 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오전부터 결혼식을 축하하는 콘서트 무대가 차려진 광통교 주변에는 `지지합니다. 성소수자의 다양한 권리를 위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시민과 하객 등 1천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두 사람은 오후 7시부터 진행된 본식에서 각각 회색과 파란색 트렌치 코트를 입고 무대에 올라 가수 김지애의 `몰래한 사랑`을 각색해 불러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게 된 심정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열 다섯살 때 게이란 걸 처음 알았는데 주님께 고쳐달라고 매일 빌었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말 한번 붙이지 못했다”며 “그러나 언젠가는 당당하게 사랑을 하고 싶었고 9년 전 그 사람을 만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살 나이 차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둘이만 있어도 행복해요”라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준 것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화답했다. 이들은 “이제는 세상이 변했어요. 행복하게 당당하게 잘 살게요”라며 결혼 서약을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김 대표가 부케를 던지는 마지막 순서에 앞서 “저희는 법이 인정을 하든 인정을 하진 않든 오늘부터 부부”라며 “축복 속에 결혼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결혼식 사회는 김 감독과 친분이 깊은 영화감독 변영주, 김태용, 이해영씨가 공동으로 맡았고 방송인 하리수·미키정 부부 등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두 사람은 축의금으로 성소수자 인권센터와 인권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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