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가까워지고 있다. 추석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고향이다. 고향은 생물학적으로 어머니 뱃속이고 지리학적으로 어머니 뱃속에서 처음 태어난 장소이다. 그래서 고향은 어머니의 품과 같다. 우리는 언제나 따뜻한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한다. 누구나 언제나 돌아가고픈 곳, 지쳤을 때 생각만 해도 고단한 몸과 마음을 포근히 감싸 안아 주는 곳이 바로 어머니의 품, 고향이다.
오는 10월 30일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재선거는 고향 이야기로 막이 올랐다. 현재까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9명이 등록했고 후보등록 예상자도 5명이 더 있다. 야당 후보까지 합치면 무려 16명이 선거전에 참여 중이다.
이 선거는 그동안 고향을 지켜온 고향파와 뒤늦게 고향을 찾은 귀향파간`애향심`에 관한 기싸움으로 막이 올랐다. 고향파들은 지역에서 큰 인물들이 지역 문제를 더 잘 알고 지역민들을 제대로 섬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귀향파들은 중앙무대에서 쌓은 많은 경험과 인맥, 전문지식이 지역 문제를 더 잘 해결해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고향파의 논리대로면 학교졸업과 직장생활을 포항에서 하면서 포항을 떠나지 않아야 한다. 지역민들과 소통을 잘할 수 있을지언정 지역 현안에 대한 중앙정부차원의 해결능력에서는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양쪽 모두 논리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상대의 흠을 나무라기보다 고향 사람끼리 따뜻한 어머니의 품으로 보듬어주는 아량이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
출마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각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들로 어느 한 사람이 선택되더라도 지도자로서 전혀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후보자 한 사람 한사람의 힘만 빌려도 능히 포항을 전국 최고의 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갖게 해준다. 그래도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고 이는 유권자들의 몫이다.
이번 재선거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총선과정의 불미스런 일로 상처난 포항시민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권자들의 특정정당에 대한 맹목적인 투표행태가 주된 원인이다. 새누리당의 계파공천과 후보자 자질 검증실패, 후보자의 부도덕성은 그다음 문제이다.
유권자들이 정당의 잘못된 공천을 과감하게 표로서 질책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결국 포항은 `과메기를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비아냥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시민들 스스로 자초한 일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이번 재선거만큼은 정당의 부당한 공천을 경계하고 지도자의 도덕성과 자질, 품격을 엄정하게 가려내야 한다.
새누리당 또한 계파 세 불리기나 자기 사람 심기식의 공천은 경계해야 한다. 공정한 공천기준을 적용해 가장 합당한 사람을 선정해야 한다. 도덕성과 청렴성, 참신성,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고루 갖춰 누구에게도 손가락질 받지 않는 후보자를 대표자로 세우는 공당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과거의 관행적인 공천방식의 틀을 깨고 `새누리당이 어떻게 이렇게 혁신적인 공천을 할 수 있을까`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후보자들 역시 공명선거 실천의지를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 선거법으로 정해진 규칙에 따라 공정한 경쟁을 약속하고 실천해야 한다.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각종 반칙이 난무하게 된다. 이번 재선거도 후보자들이 난립,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 부당경쟁의 소지가 매우 크다. 또 다시 지난 총선의 재판이 될까 매우 염려스럽다. 이제는 `과메기 공천`의 비웃음을 떨쳐내야 한다. 포항시민과 정당, 후보자들이 함께 역대 가장 모범적인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거듭 다져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