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한 `일말의 순정` 주인공 지우, 스크린서도 두각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1주일 넘게 지났지만, 아직은 마음속에서 순정이를 보내지 못하겠단다.
최근 서울 을지로에서 만난 지우는 “순정이를 보내려니 가슴이 되게 먹먹하다”고 했다.
애초 이 시트콤은 전미선·김태훈·이훈·도지원·이재룡 등 성인 배우들을 앞세워 출발했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고등학생 역할의 10대 배우들도 주목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지우는 시트콤 제목의 일부이기도 한 `순정`이란 이름으로 `정우성`(김태훈 분)의 딸이자 여러 사건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타고난 뚜렷한 이목구비에 소녀다운 순수함을 지닌 이 배우는 아직 어리지만 벌써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강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2010년 영화 `이층의 악당`에서 김혜수의 딸 역할로 데뷔해 지난해 옴니버스 영화 `가족시네마` 중 `E.D. 571`, 올해 개봉한 독립영화 `설인`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했다. 지난 4월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전설의 주먹`에서 황정민의 딸 역할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본명은 최지우인데, 같은 이름의 유명 배우가 이미 있는데다 흔한 이름이어서 성을 아예 빼버리고 `지우`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말의 순정`은 지우의 일상적인 매력을 보여주면서 그의 얼굴을 널리 알려준 작품. 6개월 동안 거의 매일같이 나간 촬영장이다보니, 돌이켜 볼수록 그립다는 게 그의 감회였다.
“조금 지치기도 했고 친구들이랑 막 놀고 싶기도 했거든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오면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까 섭섭하더라고요. 배우 선배님들과 스태프 언니 오빠들도 보고 싶고요. 이번 주 월요일에도 습관적으로 나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답지 않게 그는 이 시트콤이 “착한 드라마여서 좋았다”고 했다.
“요새 이렇게 착한 얘기가 드물잖아요. 주인공들이 못된 사람이 하나도 없고 내용도 착하고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착한 얘기를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사랑스러운 작품을 한 것 같아서 참 좋아요. 감독님, 작가님, 선배 배우들 모두 정말 좋은 분들이셨어요.”
극 중에서 그는 완벽한 모범생 `필독`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준영`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갈등하는 삼각관계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복받은 역할이죠(웃음). 제가 아직 연애를 안 해봤는데, 극 중에서 두 분의 사랑을 한꺼번에 받아서 행복했어요.”
하지만, 실제 이상형은 극 중 아빠였던 `정우성`(김태훈)이라고.
“가끔 너무 능글맞을 때도 있지만, 극 중 정우성은 배려도 많고 세심하게 챙겨주는 남자잖아요. 사람들의 고민을 진심으로 같이 고민해주고. 툭툭 나오는 유머도 재미있고요. 실제로 김태훈 오빠도 그런 점이 많아서 참 좋아해요. 진짜 아빠 같은 사람이에요.”
`일말의 순정` 출연 이후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저으며 해맑게 웃었다.
“주위에선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실제로 나가보면 전혀 그런 게 없어요(웃음). 기껏해야 저희 또래 친구들이 알아봐 주는 정도죠.”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었더니, “똑똑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야무진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이 일을 하면서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일에만 얽매이지 말고 늘 일상적인 것들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싶어요.” 닮고 싶은 배우로는 “김혜수 언니”를 꼽았다.
“성격이 정말 좋으시고요, 굉장히 지적이세요. 일하면서 되게 행복해 보이시고. 저도 그런 부분을 닮고 싶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