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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때문에 영화 망할까봐 잠도 제대로 못 잤죠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8-22 00:24 게재일 2013-08-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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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숨바꼭질` 주연으로 흥행돌풍 견인
“방송(드라마) 하던 손현주가 영화 와서 망쳤다는 소리 들을까 봐 불안하고 두려웠죠. 흥행도 안 되고 평도 안 좋을까 봐 잠도 많이 못 잤습니다. 이젠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니까 조금 안심이 돼요.”

20일 서울 회현동에서 만난 배우 손현주(48·사진)는 이런 속내를 털어놨다.

오랜만에 그가 주연한 영화 `숨바꼭질`이 전날까지 240만여 관객을 모으며 흥행 중이다. 개봉하자마자 첫 주에 손익분기점(140만)을 넘긴 이 영화는 여름 영화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애초 순제작비 25억원에 손현주·문정희·전미선 등 출연진은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스타 캐스팅 경쟁작들에 비해 약체로 분류됐다. 영화를 어깨에 짊어진 손현주 역시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걱정이 컸다.

“제가 하면 늘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이고 고래 싸움에 낀 `새우등`이란 소리를 들어요. `추적자`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죠. 영화는 예전에 주연한 영화 `펀치레이디`(2007)가 안 된 것도 있고, 제작비 25억 원이 어마어마한 돈인데 나로 인해서 망하면 안 된다는, 나를 믿고 캐스팅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런 내색을 안 하고 `황금의 제국`(SBS 월화드라마)을 찍고 있긴 했지만, 몸에는 `숨바꼭질`에 대한 불안과 강박이 박혀 있었어요.”

그랬던 그의 얼굴에 이제는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해 말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킨 `추적자`부터 시작해 조연으로 출연해 700만에 달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이어 `숨바꼭질`의 흥행까지 `손현주의 힘`이 발휘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진 않겠죠. 문정희와 전미선이라는 좋은 배우들과 아역 배우들이 함께 톱니바퀴처럼 맞춰져서 간 거예요. 무엇보다 허정 감독이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힘이라고 봅니다. 올여름에 예산이 큰 영화들이 많았는데 덩어리가 크건 작건 시나리오가 알차면 영화가 잘 되지 않나 싶어요.”

사실 그가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액션 연기에 도전하고 `숨바꼭질`로 스릴러에 도전한 것은 모두 `추적자` 때문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서로 다른 두 시나리오를 집어든 것은 `추적자`를 떨쳐내기 위해서였다.

“`추적자`에서 느낀 부성애 때문에 3개월 정도를 우울하게 지냈어요. 극 중에서 내 딸과 가족이 4회 만에 없어지니까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었고, 당시 그 드라마를 얘기하면서 울기도 했어요. 너무 빠져 있었죠. 끝나고 `이걸 어떻게 떨쳐낼까` 하는 와중에 `숨바꼭질`과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눈에 들어왔어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인물이 가상인 게 좋았어요. 그래서 들어갔는데, 박정률 무술감독이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야 한다고 해서 내내 액션스쿨에 가서 살았죠. 나중엔 액션스쿨의 액션배우들이랑 똑같이 따라가게 됐는데, 그러면서 `추적자`를 많이 떨쳐낼 수 있었죠. 두 영화 모두 선택을 잘했다고 봐요.”

두 작품 중 더 강렬하게 다가온 건 `숨바꼭질`이었다고 했다.

“이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어요. 제 역할인 `성수`에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등 뒤가 서늘하다고 할까요? 어떤 불안함 같은 것들이 느껴져서 한 번에 읽지 못하고 두세 번에 나눠 읽었어요.”

그는 자신이 느낀 이런 불안감과 공포를 관객들도 공감하기 때문에 영화가 흥행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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