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중앙신시장 주차타워·연결육교 2011년 건립<BR>“거리 멀어 번거롭고 불편”… 이용 시민 거의 없어<Br>“수요 예측 무시한 전형적 전시행정, 대책 세워야”
【안동】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인 안동중앙신시장 `주차타워·연결육교`가 이용자가 거의 없어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안동시는 지난 2011년 국비 18억2천만원, 특별교부세 10억원에다 시비 18억8천만원 등 총 47억원을 투입해 주차타워와 연결육교를 건립했다.
당시 시는 시장주변에서 불법 주·정차와 무단횡단, 주차공간협소 등의 잇따른 민원과 전통시장활성화란 명분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이용자가 없어 사실상`무용지물`로 전락한 상태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이미 예견된 결과가 아니냐는 입장이다. 시가 국비사업 특성상 특정시기에 반드시 사업비를 사용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시장상인들과 충분한 의견조율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
안동시가 시설 이용률이나 기대효과 등의 수요예측을 파악하지 않은 채 무리한 사업을 추진했을 가능성은 현장 확인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실제 지난 17일 하루 수천명의 인파가 붐비는 안동신시장 5일장. 이용실태를 살펴본 결과 1시간당 연결육교 통행자는 3명 안팎에 불과했다. 207면의 주차타워 시설을 이용 차량도 약 80여대를 밑돌았다. 반면 왕복 6차선 대로 중 양쪽 3·4차선 불법 주·정차와 무단횡단을 일삼는 횟수가 곱절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주차타워와 연결육교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시민들은 “거리가 멀어 번거럽고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준법의식도 문제지만, 적극적인 계도와 단속을 외면한 당국이 무방비로 방치한 것이 더욱 문제였다.
사정이 이렇지만 시는 오히려 경남 진주시의 한 재래시장을 벤치마킹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진주시의 경우 시장주변 4차선 도로 중 양쪽 1차선을 반으로 갈라 반쪽은 주·정차를, 나머지 반쪽은 노점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교통행정, 건설관련 부서 등과 견학한 후 안동에 접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시설 주변 왕복 6차로에 중앙분리대를 세우고, 탄력적인 교통지도·단속을 병행하면 해결될 사안을 또다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겠다는 것이다.
시민 김모(50·옥야동)씨는 “아무 생각 없이 혈세를 퍼부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며 “의회가 제기능을 찾고 주민참여예산제와 같은 제도가 활성화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