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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나는 배우가 될게요”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8-19 00:19 게재일 2013-08-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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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교, tvN 코미디쇼 `SNL 코리아`서 활약<Br>“SNL, 문화 개척자라는 점에 자부심 느껴”

처음에는 특이해 보이지만, 이내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그동안 쉽사리 넘지 못한 여러 금기를 단숨에 뛰어넘어 시청자에게 짜릿한 웃음을 선사하는 배우 김민교<사진>의 이야기다. 케이블 채널 tvN의 코미디쇼 `SNL 코리아`에서 활약하는 그를 최근 서울 을지로에서 만났다.

“처음에 장진 감독님으로부터 `SNL 코리아`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이 프로그램이 나를 위해서 생겼거나 아니면 내가 이 프로그램을 위해서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죠.”`SNL 코리아`는 미국의 유명 버라이어티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한국버전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1년 12월 첫 방송 됐다. 미국에서 포맷을 사온 `SNL 코리아`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고정 크루를 중심으로 톱스타가 호스트로 출연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로 유명하다. 국내 유명 배우와 가수는 물론 제이슨 므라즈, 제시카 고메즈, 미란다 커 등 세계적 스타도 출연했다.

작년 5월 두 번째 시즌부터 크루로 출연한 김민교는 그동안 우리나라 방송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많은 코너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를 연기했고, 대통령 선거 후보를 패러디한 `문제니` 캐릭터도 맡았다. 그리고 수많은 동성애자 캐릭터까지 소화하면서 어느새 `SNL 코리아`의 마스코트가 됐다.

“김 위원장 연기는 제작진은 걱정했는데 저는 오히려 좋았어요. 우리 국민이 사랑하는 인물이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요.(웃음) 게이 연기도 부담은 없었어요. 다만 점점 더 센 것을 기대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너무 강해지면 오히려 매력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돼요.”그의 연기가 `금기`를 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사실 그런 측면에서 희열과 자긍심이 있다”며 “SNL이 문화의 개척자라는 점에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굉장히 느낀다”고 강조했다.

`SNL 코리아` 동료에 대한 짤막한 평가를 요청하니 `다들 빼먹으면 안 된다`며 한 명 한 명 챙기는 모습이 섬세하다. `남자다우면서도 소녀감성이 있다`는 주변의 평가가 허언이 아니다.

“신동엽 선배는 정말 천재예요. 연기로도 삶으로도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김원해 형은 워낙 연기를 잘하시죠. 에너지가 어마어마해요. (정)성호는 노력파에요. 쉬지 않고 연습해요. (안)영미는 끼가 굉장해요. 좋은 의미로 특이하죠. (박)재범이는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성격도 너무 좋고 연기도 매력적이죠. (정)명옥은 연기에 절실함이 묻어나는 노력파에요. 저와 호흡이 잘 맞아요.”최근 SNL 코리아에서 배우 김슬기가 하차 의사를 밝혔다. 그의 `단짝`이었던 만큼 아쉬움도 클 것 같다.

“슬기와 저는 자타공인 환상의 콤비에요. 손발이 짝짝 맞죠. 둘만 나오는 2인극도 오래 했고, SNL에서도 둘이 계속 붙었죠. 저는 비중을 줄이더라도 하차는 말라고 설득했는데 아쉽게 하차를 결정했네요. 이제는 슬기가 결정한 만큼 축복하고 응원해줘야죠.”1998년 영화로 데뷔한 그는 이후 연극배우로 오래 생활했다. 어렸을 때부터 밴드부 보컬이나 응원단장을 맡는 등 `끼`가 다분했던 그는 집안의 가업을 잇길 바라는 의사 아버지의 바람에도 연기를 택했다.

케이블과 지상파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는 곧 MBC 일일 드라마 `제왕의 딸 수백향`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빠질 수 없는 `감초`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9월 중순부터 촬영에 들어간다니 앞으로 더욱 바빠질 일만 남은 것 같다.

“팬들의 응원이 항상 정말 많은 힘이 됩니다. 아무리 지쳐도 SNS 등을 통해 응원을 접하면 기운이 팍팍 나요. 때로는 부족할 때도 있겠지만 언제나 사람냄새 나는 배우로 늘 팬들 곁에서 열심히 해나가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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