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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경쟁에 유감

등록일 2013-07-31 00:20 게재일 2013-07-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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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동경북새일지원본부장
협업과 조율이 잘 되지 않음에 대한 대통령의 꾸짖음은 언론에만 울리는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민생을 위해 정부가 내놓는 여러 정책들을 바라보며 성과에 집착한 과도한 경쟁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무관심만 커져서, 하지 않음 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난 6월21일자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박영선 의원이 대표발의 했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여성의 고용 촉진과 안정을 위한 사업 관련 기관이나 단체 또는 사업을 위한 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비영리법인이나 단체를 `여성고용안정지원센터`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우선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발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연계된 `갑(甲)`의 횡포라는 생각으로 실망감이 크다.

먼저 여성가족부의 입장도 듣고 협의를 거친 개정안이라 믿고 싶다. 혹여 그렇지 않았다면 국민의 행복을 표방하는 일반 여성보다 관련기관의 요구에 반응하는 감동 없는 행복 경쟁에 의원님과 정부부처가 함께 한 것에 불과하다고 느껴질 따름이다. 일자리 분야는 고용노동부가 일차 중심이 되어 관련부처를 통합하는 로드맵을 그려나가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까움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해 2008년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촉진법`을 제정한 이후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가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현재 전국에 120개소의 새일센터와 2010년 이후 광역단위로 여성새로일하기본부(새일본부) 10개소를 지정하여 운영하며 워크넷과 e-새일시스템을 통해 구직여성 발굴과 취업지원, 구인기업 발굴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새일사업에도 각 지역의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데 왠 `여성고용안정지원센터` 지정운영?

이제는 오히려 여성인력개발센터의 시대를 새일센터 시대로 변화시켜 기존 단일 센터중심의 취업교육훈련에서 지역내 유관기관을 연계하여 여성의 생애과정에 따른 직업교육 확대 등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참여를 지원하고, 일·가정 양립지원을 강화하는 기업문화 확산 등 새로운 여성정책 아젠더를 이끌어가는 것이 일반 여성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잘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 또 다른 새로운 현판을 내걸어야만 하는지? 그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새일센터는 광역본부와 공단형 새일본부를 겸하는 등 1기관 3역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도 달려있는 현판은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 조정이 필요하면 과거의 것을 정리한 이후 새롭게 추진하자. 지금껏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평가와 협의 그리고 조정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과잉경쟁, 혈세의 과소비일 뿐이다. 행복한 경쟁에 정작 행복은 없다.

새로운 현판보다 든든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지원과 관심이 더 절실하다. 일자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얼마나 크고 높은지를 잘 알기에 좀 현실적인 목표 점검과 사업안정화를 위한 지켜줌이 더욱 필요하다. 자주 바뀌는 식당에 큰 관심 가지 않는 이유와 같이 때에 맞추어 현판을 달리하는 사업에 국민은 무기력한 소외감만 느낄 따름이다.

심각하게 불원복(不遠復)의 진리를 되새겨 현장을 한번 더 찬찬히 살펴볼 일이다. 부디 성과에 앞선 진정성이 드러난 결과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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