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부터 3일까지
928번 지방도로를 따라 용문사 방향으로 천천히 달리면 금당실 마을이 나온다. 차를 몰다가 한눈을 팔았다간 놓치기 딱 알맞겠다. 정감록은 예천을 십승지지(전란 등을 피할 수 있는 길지) 중에서도 제1승지로 점찍었다.
예천 길지의 핵심이 용문면의 금당실 마을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도 이 마을에 도읍을 정하려고 했을 정도이니 땅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는 뜻이다.
마을 북쪽은 약 800m의 송림(천연기념물 제469호)이 있다. 이곳 말로 `금당실 쑤`라고 한다. 수해와 바람을 막기 위한 풍수학적 비보림이다. 1894년 동학혁명 때 마을 사람들이 노비 구출 비용을 마련하려고 송림을 함부로 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당시 법무대신인 이유인이 마을에 99칸 집을 짓고 살면서 송림을 보호해 그나마 이 정도로 유지됐다. 당시 이유인을 보려고 서울 관리와 사람들이 자주 놀러 와 마을의 다른 말인 `반서울`이 여기서 유래했다.
최근 농촌 체험 휴가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당 맛질 반서울로 이름난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 마을의 자랑인 돌담길을 배경으로 `2013년 금당실 돌담길 청사초롱 축제`라는 이색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축제 기간 금당실마을 내에선 밀납초 만들기 및 소원 빌기, 옥수수·감자 구워 먹는 모닥불 체험, 모깃불 체험, 한옥 만들기 체험, 금당실 삼행시 짓기, 전통혼례체험, 음악회 행사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전통혼례체험은 체험객을 모집하고 있다.
또한 밤에는 동천길, 은행나무길, 반송재길 등 금당실 돌담길 한바퀴를 청사초롱 들고 돌아보는 야경 산책과 풀벌레 소리, 개구리 울음소리 듣기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금당주막에서는 동동주, 식혜, 파전 등 전통 먹을거리 판매와 금당꿀, 예천 청결고추가루, 금당 한과 등 농산물 판매·경매 행사도 함께 열린다. 이번 축제는 금당실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 지역역량강화사업 중 축제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 예천지사는 2015년까지 용문면 상금곡리와 하금곡리, 원류리 일대 846ha에 7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정주 환경 개선과 주민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살기 좋은 농촌마을로 개발할 계획이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