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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진정 옳고 좋은 것

등록일 2013-07-16 00:32 게재일 2013-07-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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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영재미술교사·화가
중등학교 미술교사로 30여년 세월을 교단에서 보낸 필자가 공교육을 통한 예술교육의 획기적인 변화를 목표로 교육부에서 선정한 미술중점학교 주무의 직책을 맡은 지 2년 반의 시간이 지났다. 역할이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예술적 창의성 신장을 화두로 한 각종 연수회나 세미나에 참가하게 됐고 최첨단 이론으로 무장한 강연을 들을때면 `아, 그렇구나…`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왠지 모를 공허함을 함께 느끼게 되는 건 무슨 까닭일까? 아마도 교직에서 보낸 30년이란 세월의 무상함에서 오는 자연스런 감정이기도 할 것이며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들의 용기있는 실험에 절반의 박수와 절반의 염려가 교차하는 복잡한 심경에서 오는 반응일 것이다. 그 많은 연수들은 현대사회가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교육 또한 그러한 시대적인 요소를 반영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일러준다. 현대 교육의 패러다임은 고전적인 진리 추구의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지성을 바탕으로 한 융합교육으로 전환되고 있다. 철밥통이라던 교직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고 수많은 새로운 연구들이 행해지고 있는데 그것을 교육 현장에 적용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그 성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다시 새로운 것들이 밀려와 교사도 학생도 혼란을 겪곤 한다. 학교의 주인공은 아직 성장하고 있는, 교육을 통하여 더욱 성장해야 할 학생들이며 학교는 그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대한 사회화 과정을 익히는 곳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시대가 요구하는 개념을 확실하게 정립하여 현실적으로 하나의 행동 양식을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쏟아지는 정보 속에 교사도 학생도 혼란스러운 것이 학교의 현주소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한 과잉 정보시대가 될수록 우리는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서 삶의 본질과 교육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정보의 홍수에 밀려 방향도 알 수 없는 망망대해로 흘러 인생을 방황하는 위기에 처하고 만다.

오늘날의 교육이론은 수많은 정보의 양만큼이나 다양하다. 물론 다양성은 현대의 시대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오늘날 학교 교육도 다양성을 존중해 교육과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속내를 잘 들여다보면 모두가 지향하는 바는 거의 한 곳을 향해 있고, 학생들도 그곳을 향해 별다른 의심을 해 볼 여유도 없이 질주하고 있다. 모든 교육은 결국 입시 위주의 지식중심 교육이며 사교육은 더욱 그러하고 학부모들의 교육철학은 더더욱 그러하여 공부하라고 자식의 방청소를 대신해 주며 키운 아이가 공부에 소질이 없으면 결국은 청소도 못하는 아이가 되어 버리고 만다.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교육을 통해 가치를 키우고 성장한다. 신세대는 기성세대의 산물이다. 요즘 아이들이 이상하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그렇게 가르쳐 만들어낸 학교와 가정 그리고 이 사회가 주범인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쏟아지는 정보를 적절하게 사용하며 생각의 유연성과 뜻하지 않는 상황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르쳐야 함이 마땅하다.

어른들은 그 좋고 옳다는 곳으로 아이들을 떠밀고 아이들은 모두 그 옳고 좋다는 곳을 향해 질주하고 그곳은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는 것과 같으니 그것을 통과하지 못하면 다른 것은 배우지 못한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과연 그것이 진정 옳고 좋은 것이었을까?

좋은 교육 환경은 가치와 형식, 내용면이 다양하게 공존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심신과 감각을 만들어야 한다. 속도를 조절하고 가치를 여러 방향으로 이끌어 쏠림을 예방하고 균형을 잡는 일, 옳고 좋은 가치의 인식틀을 더욱 넓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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