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미국 동계훈련서 자연스레 인연<br>슬럼프 빠지자 재기 도우려 코치 수락<bR>예비 시아버지, 포항 건보공단서 근무
프로골퍼 박인비 선수의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선수가 공개적으로 밝힌 약혼자이자 코치인 남기협(32)씨다. 남씨는 경주출신으로 아버지가 포항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1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세계 여자 골프 역사 63년 만에 한 시즌 3연속 메이저 대회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갈아 치웠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박인비는 “약혼자이기 이전에 스윙코치이고 친구이다. 심리적, 기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약혼자 남기협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소감으로 대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지사 민원상담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인비의 예비 시아버지 남영모(65)씨를 1일 오후 4시 포항건보공단 사무실 5층에서 만났다.
이날 남영모씨를 만나기 앞서 포항건보공단 이종문 지사장은 “박인비 선수가 우승할 때마다 예비 시아버지인 남영모씨가 점심을 대접한다”며 “예비 며느리 우승 턱을 톡톡히 내고 있다”며 시아버지의 예비 며느리 사랑을 고스란히 전했다. 이어 사무실에 들어온 남영모씨는 박인비와 아들의 만남에서부터 시작해 현재까지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남영모씨는 “프로로 활동하던 기협이가 인비를 만난 건 7년 전이다. 기협이가 동계훈련차 7년 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운동을 했었고, 그곳에서 인비를 만났다”며 “인비도 동계훈련을 위해 미국을 찾았고 둘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두 사람은 “5년 전부터 본격적인 교제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박인비 선수의 첫인상에 대해 예비 시아버지인 남씨는 “며느리 얼굴이 둥글어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여왕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웃으며 “꾸밈없는 모습과 사치를 모르는 인자함이 담겨져 있었다”고 첫 대면을 회상했다.
둘의 관계가 급속히 진전된 것은 박인비의 슬럼프 때문이라고 전한다.
남씨는 “인비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골프를 그만두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운을 뗀 뒤 “2010년 당시 아들 기협이는 모 골프클럽 경기과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반면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던 인비는 기협이에게 코치 역할을 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모입장에서 아들의 골프 중도 포기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인비 할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아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인비의 코치직을 수락했다”고 회상했다.
이로 인해 남기협과 박인비 선수는 지난 2011년 8월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약혼식을 올리게 됐다.
이후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남-박 커플은 어려운 해외 생활을 잘 헤쳐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영모씨는 며느리와 자식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남씨는 “3일에 한 번씩 아들과 예비 며느리가 미국에서 안부 전화를 한다. 최근에는 아들과 며느리가 승용차도 선물해주기도 했다”며 “세계적인 스타가 된 며느리와 아들의 자랑스런 모습에 살아가는 게 하루하루 즐겁다”고 활짝 웃었다.
아울러 그는 “인비와 아들의 결혼식을 올해 초 올릴 예정이었으나 메이저 대회 우승의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 미뤄야 한다는 둘의 뜻을 존중해 내년으로 미뤘다”고 전했다.
한편 남영모씨의 2남 2녀 중 차남인 남기협 코치는 경주 태생으로 경주 불국중, 천안북일고, 동국대를 거쳐 KPGA 프로골퍼로 활동하다 박인비 코치 겸 매니저로 활약하고 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