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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4년 만에 정규 11집 `마이 러브` 발표

연합뉴스
등록일 2013-06-14 00:34 게재일 2013-06-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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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성공에 자극… 다시 시작하는 앨범”

“저는 처음 (데모 테이프의) 색깔과 냄새를 가장 중요시해요. 제 창법은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죠. 자기 색깔과 의상을 고집하면 절대 다른 옷을 입을 수 없거든요.”

가수 이승철<사진>이 오는 18일 정규 11집을 들고 대중에게 돌아온다. 지난 2009년 10집 `더 랜드 오브 드림스 뮤토피아`(the land of dreams Mutopia) 이후 4년 만의 정규 음반이다 이번 음반은 `센슈얼리즘`(Sensualism)과 `에고티즘`(Egotism)을 각각 콘셉트로 삼은 두 파트로 나눠 선보일 예정.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의 연습실에서 처음 접해본 11집 첫 번째 파트 `마이 러브`(My Love)는 무엇보다 한층 가볍고 밝아졌다.

타이틀곡 `마이 러브`를 비롯한 밝은 팝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힙합 스타일의 `늦장 부리고 싶어`, 레게풍의 여름노래 `비치 러브`(Beach Love)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아홉 트랙이 담겼다.

“좋은 노래로 히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트렌디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려 했어요. 특히 `슈퍼스타 K` 심사위원으로서 저를 지켜보는 많은 후배와 시청자의 `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죠. (웃음) 그래서 새로운 느낌과 분위기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다는 설명. 이번 음반의 곡 순서도 팬 30명을 사전에 초청해 노래를 들려주고서 인기투표를 거쳐 득표 순서대로 배치했다.

`말리꽃`(2001), `긴 하루`(2004),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2005) 등 그의 2000년대 히트곡보다 박자가 다소 빨라졌다는 점도 신선하게 들린다.

“현대 대중음악은 피아노 발라드라도 리듬이 빠지면 안 돼요. 리듬이 있는 음악이 대중적인 스타일이 돼 가고 있죠. 저는 모니터링을 제 큰딸에게 시키는데 지루하면 도입부도 듣지 못해요. 요즘 승부는 도입부에서 납니다.”

음반에서는 곡마다 서로 다른 이승철의 감정과 목소리 톤이 다양한 변주를 뽐낸다.

선공개곡 `사랑하고 싶은 날`에서는 이별을 마주한 연인의 저미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고, 3번 트랙 `그런 말 말아요`은 다소 거친 목소리 톤이 박자감과 어우러진다. 그러고 보면 과거 노래 끝 부분에 흔히 넣었던 화려한 애드리브가 사라졌다.

“곡을 만든 전해성 씨가 후반 애드리브는 구시대적인 거라고 했어요. 이제는 촌스럽다고요. 대신 부르면서도 예전 추억이 생각나 눈물이 났죠. 눈물 때문에 `필`(Feel)이 끊기면 안 되니 그 `느낌`을 웅크리면서 불렀죠.”

그는 “고음이나 바이브레이션이 아닌, 뭔가 `이상한 것`이 들어간 노래”라며 “이런 감정은 `마지막 콘서트` 이후 25년만”이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이번 음반에서는 9곡 가운데 7곡을 만든 작곡가 전해성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 전해성은 단순히 작곡을 넘어 프로듀싱까지 진두지휘했다.

그 밖에 마지막 트랙 `손 닿을 듯 먼 곳에`는 여행 중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캐나다 작곡가의 곡이고, `늦장 부리고 싶어`와 `40분 차를 타야해`는 그의 밴드가 교수로 있는 동아방송대 08학번 학생들의 곡이다.

이승철은 캐나다 작곡진으로부터 6곡을 받았지만, 가사를 우리말로 바꾸는 과정에서 촌스러운 `번안 가요`의 느낌이 나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음반 제작비는 5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껑충` 뛰었다.

“국민이 이제는 팝보다는 가요를 선호하는 세상이잖아요. 한국 가요가 그만큼 발전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제는 외국에서 곡을 받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 됐어요. 오히려 우리나라 작곡가와 세션이 만든 노래가 더 글로벌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노래를 두 곡이나 담는 `모험`을 시도한 데에는 후배를 양성하는 `슈퍼스타 K` 심사위원이라는 자리가 작용했다.

이승철은 “우리나라의 실용음악과 학생이 수 천명에 이르지만 이들이 가수로 데뷔할 확률은 0.001%도 되지 않는다”며 “이들의 노래를 40개가량 받았는데 당장 드라마 OST에 넣어도 히트할 만한 노래가 30곡은 됐다. 이 친구들의 작품을 이렇게 끌어올린다면 신선한 음악들이 계속 발굴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편의 뮤직비디오와 오는 15일 공개될 트레일러 영상은 차은택 감독의 작품으로 2억5천만원을 쏟아부었다. 조용필 19집 `헬로`의 성공에 자극을 받고 밤샘 작업도 마다치 않았다.

“11집의 `11`에서 앞자리를 빼면 `1`이잖아요. 이번 음반은 다시 시작하는 앨범이에요. 주변에서도 제가 이렇게 열심히 작업한 건 처음 봤대요. 이토록 노력하게 한 이가 조용필 선배임은 틀림없죠. 그분의 티저 영상을 보는 순간 `그분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는 오는 발매일인 오는 18일 저녁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오픈 스테이지 `이승철의 어서와`를 여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우스꽝스럽게 포착됐지만, 뜻밖의 인기를 누린 `슈퍼스타 K`의 한 장면을 컴백 스테이지 제목으로 삼은 점이 흥미롭다. 오는 29일부터는 전국 투어 콘서트 `비치 보이스`도 연다.

“`어서와`가 뜬 걸 보니, 저는 천운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수의 이미지를 젊게 만들고 10대나 20대에게 친근하게 만들어줬잖아요.” (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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