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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그린 화면, 책으로 옮기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05-31 00:33 게재일 2013-05-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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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한 풍경`  유근택 지음  북노마드 펴냄, 300쪽
동양화가 유근택 교수(성신여대)의 그림은 일상의 한 귀퉁이를 화면에 담아낸다. 세상에 빈약한 대상은 없다는 자각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그림은 우리네 삶을 함축적으로 압축한다.

알다시피 `일상`이란 화두(話頭)는 2000년대 우리 미술동네에서 즐겨 쓰던 화두(畵頭)이다. 20~40대의 젊은 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고 시도해본 주제다. 민주화와 전지구화라는 거대담론이 묵직하게 내려앉던 1980~90년대 미술계에서는 가급적 꺼려했던 소재, 설령 작품에 담는다 해도 키치적 방식을 가미하거나 입체설치-영상의 스펙터클한 방식으로 다뤘던 화제(畵題)를 그는 묵묵히 `한국화`에 포개어 나갔다. 비엔날레와 레지던시라는 현대미술을 상징하는 제도 속에서 큐레이터와 평론가의 시야에 포착되기 위해서는 `비` 일상적-서구적 작업을 해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작가들 사이에 깔려 있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미술이란 특정 시대, 특정 형식에 영합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형식이란 바로 `나`, 즉 화가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며 나와 자연이 만나는 지점, 그곳이 바로 삶의 전통과 연결된 것이라는 고집을 한 번도 꺾지 않았다.

이런 그가 자신의 화력(畵歷) 20년을 기념해 한 권의 책 `지독한 풍경-(유근택, 그림을 말하다·북노마드)`을 펴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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