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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

등록일 2013-05-28 00:08 게재일 2013-05-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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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편집국장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침탈 야욕, 중국의 동북공정 움직임 등을 보면서 역사공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새기게되는 요즘이다. 특히 청소년들에 대한 역사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학교현장에서는 한국사 교육의 파행이 심각하다. 한국사 과목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서울대만 필수로 지정해 이 대학을 지원하려는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 1학년 때 집중이수제로 한국사 수업을 마친 뒤로는 아예 책을 덮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모 언론사가 학교정보 공시사이트인 학교알리미에 올라온 서울시내 일반계고와 자율형 사립·공립고 218개교(자료가 공시되지 않은 10개교 제외)의 2013학년도 교육과정 운영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178개교(81.7%)가 두 학기에, 40개교(18.3%)는 한 학기에 한국사를 몰아서 편성했다고 한다. 특히 197개교(90.4%)는 1학년 때 한국사 수업을 모두 끝내는 파행적인 한국사 교육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러다보니 우리 역사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는 한마디로 형편없다. 고교생들에게 `4·19(혁명)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아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들어 봤지만 정확히 모른다” “4·19는 박정희, 5·18은 전두환 때가 아니냐”고 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3·1절과 8·15광복절을 `빨간 날(휴일)`이나 `노는 날`로 아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는 게 학생들의 얘기다.

아이돌 사이에 역사공부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도 화제다. 계기는 이른바 `민주화` 발언 논란이 일면서부터다. 4인조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24)은 14일 SBS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해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았다. 민주화를 `획일화시키다` `억압하다`라는 뜻으로 잘못 사용한 것. 전효성은 “민주화의 뜻을 정확히 모르고 잘못 사용해 죄송하다”며 세 번이나 공식 사과했지만 `어떻게 민주화의 뜻을 모를 수 있느냐`며 여론이 더욱 싸늘해졌다고 한다.

더구나 지난 11, 18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한국사 TV 특강`편은 아이돌의 한심한 한국사 실력을 드러내면서 이들의 한국사 열공 붐을 부추겼다. 골든벨 형식으로 진행된 이 프로에서 아이돌들은 △안중근 의사와 관련 있는 독립운동단체(신민회)를 묻는 질문에 `칠공주파`라고 답했고, △일본에 한국 문물을 전파한 조선 외교사절단(조선통신사)을 `조선무역팀`이라고 답해 망신을 당했다. 인피니트 멤버 이성열은 `정신`이라고 답을 적은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마지막 단어가 가려졌지만 사람들은 `정신대`를 떠올리며 어이없어 했다.

신세대들의 역사에 대한 무지는 기성세대들에게 우려를 던져준다. 역사에는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란 게시물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선생님과 학생의 대화다. 먼저 학생이 “역사는 왜 배우는 거예요?”라고 묻는다. 선생님은 꿀밤을 때리며 “배워야지.”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학생이 “아, 왜 때려요?”라고 항의했다. 선생님은 다시 꿀밤을 때리려다 피하자 이렇게 말했다. “아쭈, 이것봐라. 피했네.”학생은 대답은 않고 꿀밤만 때리려는 선생님을 째려보며 이렇게 말한다. “아 왜 자꾸 때려요? 역사는 왜 배우냐니까요.” 그때서야 비로소 선생님이 답한다. “네가 나한테 맞았던 걸 기억하지 못했다면 두 번째로 때렸을 때 피할 수 있었을까?”

그렇다. 이 짧은 대화속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깨우침이 들어있다. 이 나라가 겪은 수난의 역사를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역사공부는 꼭 필요하다.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 위기를 피할 지혜를 얻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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