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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구층탑

등록일 2013-05-22 00:48 게재일 2013-05-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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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권 숙
씨 한 톨이 풀꽃으로 살아 빛나기 위해서는

깎아지른 바람의 탑신들을 오르고

풍경음 층층이 매단 비의 전에 드는 일

끝끝내 못 건네고 흘바닥에 적어두었던

그리운 말 한마디 즈믄 해를 외오곰 살아

빈 절터 풀꽃더미로 저리 빛나고 있으니

빈 절터에 피어오른 제비꽃을 보고 곡진하고 절절한 삶의 모양에 대해 넌지시 말 걸고 있다. 절집의 추녀 끝에서 수많은 세월에 바람에 흔들리며 울어온 풍경의 소리와 바람과 함께 천년을 외롭게 건너와서 비로소 한 무리의 풀꽃으로 피어오르는 제비꽃. 거기에 스민 질기고 질긴 생명의 한 끝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깊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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