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냇가에 앉아
물결 하나 접어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냇물 속에는
글자처럼 몰려다니는
은빛 송사리 떼
머릿속에는
송사리 떼처럼 몰려다니는
그대 생각
물결 하나 접어
그대에게
짧은 편지를 쓰네
흐르는 물결 위에 편지를 쓰는 시인의 마음이 참 곱고 정겹다. 눈빛으로 마음으로 써서 띄워 보내는 편지라 할지라도 연필로, 잉크로, 혹은 먹으로 쓴 편지 못지않게 절절하고 진실된 마음이 담긴 것은 아닐까. 곱고 아름다운 시심이 은물결처럼 반짝이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