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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사

등록일 2013-05-07 00:11 게재일 2013-05-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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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동 확
(전략)

잘 가라

그 어느 연대, 땅에선들

청춘의 날들은 억지로라도

괴롭고 힘들어하지 않았으랴

잘 가라 청춘

다가오는 날들이 결례 같은 죽음뿐일지라도

무작정 떠밀려온 채 살아 애쓰는 여기가 나의 거점

그때 그 패배와 나락의 순간들이 없다면

이토록 깊고 서늘한 사랑의 완성을 꿈꿀 수 있으리

`매장시편`으로 잘 알려진 시인 임동확은 인간의 내면에 대한 탐구에 관심을 가지고 쓴 시가 많다. 시인은 한 편의 고별사를 쓰고 있다. 살면서 덮쳐온 치욕과 어둠, 죄의식과 굴종에 대한 결별을 선언하는 고별사이다. 청춘을 사로잡았던 기억들이 비록 패배와 나락의 순간들이었을지라도, 그것이 죽음으로 가는 길일지라도 시인은 거기에서 깊고 서늘한 사랑의 완성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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