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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심리 묘사·흥미진진한 스토리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05-03 00:40 게재일 2013-05-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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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조한 마음`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문학과 지성사 펴냄, 484쪽
역사상 최고의 전기 작가이자, 심리소설의 대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생전에 완성한 유일한 장편소설 `초조한 마음`(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오스트리아 빈의 유복한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츠바이크는 역사적 통찰력과 역사적 인물에 대한 심도 깊은 해석으로 발자크·스탕달·톨스토이·에라스무스 등의 전기를 쓰며 세계 3대 전기 작가로서 명성을 떨쳤을 뿐만 아니라, 인간 심리와 무의식에 대한 섬세한 분석과 묘사가 담긴 소설로 필력을 인정받았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는 유럽 최고의 작가로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였다.

츠바이크는 시, 중·단편 소설, 전기, 희곡 등 여러 장르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으나 장편소설은 많지 않다. 그나마도 다른 작품은 사후에 유고 더미에서 발견되어 출간된 것이고, 츠바이크가 생전에 완성하고 독자들에게 평가받은 장편은`초조한 마음`이 유일하다. 이 작품은 나치의 탄압을 피해 망명생활을 하던 1939년 스톡홀름과 암스테르담에서 출간해 탁월한 심리묘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츠바이크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미세한 감정까지 낱낱이 해부해 치밀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게 표현해냈다. 자신을 희생할 용기도 없으면서 지나친 연민만을 품었던 주인공 호프밀러를 통해 연민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잘 그려낸 이 소설은 숨기고 싶은 마음 속 깊은 곳의 이기심과 나약함을 들춰내 읽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도 하지만,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인간 본성에 대한 분석과 흡인력 있는 전개는 문장가 츠바이크의 진수를 보여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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