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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서

등록일 2013-04-23 00:16 게재일 2013-04-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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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영 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꽃이 피고 지는 과정에 빚대어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고 잊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결별한 사람을 잊기란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는 시이기도 하다.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은 우리네 생의 한 과정과 같은 것이리라. 선운사에서 활짝 핀 동백꽃을 바라보며 이별한 임을, 그리고 그 임을 잊지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고백하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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