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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것들

등록일 2013-04-09 00:08 게재일 2013-04-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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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응 인
뒷밭을 볼 때마다

명아주 대가 더 늘었다

목을 뽑아올리던 상추는

그새 꽃을 피웠다

아침이면 맷비둘기 내려오고

찌르레기 짝지어 논다

삽자루 그러쥐고 밭둑에서 졸던

할아버지 자전거만

통 소식이 없다

뒷밭에서 갖가지 자잔한 생명의 순을 피워 올리던 할아버지의 부재, 그의 죽음, 존재의 여백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다. 아름다운 생명의 순환에 대한 시적 성찰이 돋보이는 이 시에서 우리는 탄생과 죽음은 자연의 순환적 흐름을 이루는 것으로 받아들여야함을 느낄 수 있다. 죽음은 가만히 순응하고, 더 나아가 삶을 더욱 깊게 하는 생명의 한 과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성찰의 시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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