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2년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한 연설문에서 “물 부족을 해결하는 사람은 노벨과학상과 평화상을 동시에 받을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전 세계 24억여명이 물 부족 위협으로 고통 받고 있어 `물을 물 쓰듯`해서도, 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지난 14일 포항시는 형산강에서 15만 마리의 어린 연어를 방류 했다. 어린 연어는 형산강에서 잠시 머물다 4월 동해를 거쳐 북태평양까지 약 1만8천km의 긴 여정을 마친 뒤 3~5년이 지나 모천 형산강에 어미연어로 성장해 되돌아 올 것이다. 물이 가진 생명의 힘이다.
이처럼 물은 우리 인류에게 치유의 기적과 생명의 신비를 증거해주는 중요한 자원이다.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대구와 경북이 오는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 행사를 유치한 일은 모든 시도민의 쾌거다. 세계물포럼은 세계 물위원회에서 3년마다 여는 `물 올림픽`으로, 대구·경북에서 열릴 7차 포럼에는 세계173개국 정상 등 3만5천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경제파급 효과만 해도 약 2천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지극한 물의 예찬자는 노자다. 그는 `도덕경 8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의 선함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있으면서도 이에 만족하는 데 있다. 그런 까닭으로 도에 가깝다 하리라”(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라고 말했다.
물론 이 구절은 자연과 인생의 순리를 말하는 대목으로, 모든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으며 항상 낮은 데로 임하는 물의 덕(德)을 칭송한다. 물은 앞서 가기를 다투지 않지만 사람이 앞서기를 다투다 보니 상호간의 경쟁속에서 시기와 질투, 중상과 모략이 생기고 유수와 같은 자연의 법칙을 어기게 된다는 것을 물의 속성을 빗대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쨌든 세계물포럼이란 좋은 기회를 얻은 두 자치단체는 `물의 철학`이 담긴 물소리를 귀 담아 듣고,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세계 물포럼`을 차질 없이 잘 준비하고, 진행해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대구·경북이 물 관리산업의 해외진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더욱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아 `세계물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뛸 때다.
아울러 세계물포럼이 열릴 때 명소로 각광받을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하수처리수 재활용 프로젝트`도 포항에서 무르익고 있다. 하수에서 공업용수로 변신한 이 물은 철강공단 뿐 아니라 국가산업단지와 신항만배후단지, 테크노파크 2단지는 물론 나아가 도시팽창에 따른 만성 물부족현상을 해소하는 효자역할을 거뜬히 해낼 것이다. 이 하수처리장에서 하루 생산될 10만》의 용수량을 쉽게 설명하면 영천댐의 절반, 안계댐의 3배규모의 댐을 건설해야 얻을 수 있는 물의 양으로,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끝으로 새로운 생명과 회복의 물길도 많은 이들의 관심속에 준비되고 있다.`포항운하`의 통수(通水)가 그것이다.
묻혔던 환경을 복원하는 사상최대의 도심 환경프로젝트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화합과 회복의 역사를 새로 쓸, 그 가슴 설레는 `물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