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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걱정

등록일 2013-03-14 00:32 게재일 2013-03-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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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형 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 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가난한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생생하게 재구성하고 있는 시인의 언어는 진솔하고 현재 진행형을 견지하고 있음이 특이하다. 시장에 열무를 팔러 가신 어머니를 기다리는 소년의 외로움과 공포심이 지금도 눈시울을 뜨겁게하고 그 눈물이 가슴으로 흘러옴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어린 시절에 대한 아련한 회상을 불러일으키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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