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필드는 1970년대 이후 부터 전통산업의 근간이 돼 온 철강산업의 쇠퇴로 인해 맨체스터, 리즈 등 주변 대도시와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또 도시 외곽에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개발로 인해 도시의 개발여력을 잃어버림으로써 1980년대 초반에는 불과 3년 만에 2만5천여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실업률 또한 영국의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는 등 도시의 경제적 여건이 급속히 악화된 도시로 전락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도심 상주인구의 절대적 감소와 함께 도심부 내에는 저소득층이 밀집 거주하게 돼 정주환경이 악화됐다. 또 주요 공공시설 부지 내 역사 등 도시 핵심시설의 3분의1 가량이 유휴시설로 방치돼 도심부 쇠퇴현상도 경험하게 된다. 지금의 포항시 도심부와 비슷한 과정을 셰필드는 이미 30년 전에 겪었던 것이다.
1984년 셰필드 지방정부는 기존의 철강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미래형 산업으로서 지식정보산업, 정밀기계산업, 관광·문화산업 그리고 현대형 레져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정책방향으로 선회하게 된다. 이 정책을 위해 폐제철소 부지의 지반을 개선해 대형쇼핑센터인 메도우 홀을 유치해 도심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또한 1991년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유치해 도심부내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의 이미지 쇄신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개별적이고 상징적인 프로젝트는 개발의 파급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한 채 제한적인 효과에 그치고 말았다. 도심부 쇠퇴에 대한 도시정책 차원의 대응과 도시 미래에 대한 철학이 미흡한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셰필드 지방정부는 1994년 도심업무기본계획을 수립해 도심 재생을 위한 기반 조성에 착수한다. 2천300명의 신규고용인력 창출, 14%의 상점가 매출 증가, 도심 방문자 5% 증가 등 구체적 목표를 설정한 후 중심부를 4개의 지구로 나눠서 각 지구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개발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기본계획에 기초해 셰필드 시정부에서는 2001년 셰필드를 영국 중부지역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계획안인 도심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도심부가 도시경제 활성화 및 지역혁신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도록 했다. 같은 해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셰필드 도시재생공사인 `셰필드 원`(sheffield one)을 결성하고, 이 기구 주도하에 셰필드 도심재생 기본계획이 수립됐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셰필드 원은 셰필드 도시재생을 위해 영국에서 세 번째로 조직된 도시재생공사로, 단일재생회계, 지방교통계획회계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개시됐다. 도시재생공사는 영국에서 도시의 재활성화를 위해 파트너십 구조를 통해 국가와 지역의 참여자들이 협력과 연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독립적인 민간법인으로 조직됐다. 이 조직이 효과적인 도시재생을 추진해 합리적 결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해 2000년 기준 11개의 도시재생공사가 설립됐다.
포항도 도심재생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가 됐다. 도심재생공사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때가 지났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너진 도심을 새로이 회복하려고 원도심에 사는 사람들이 추진 중인 포항도심재생추진위원회는 도심 재생을 위한 비전과 중·장기적인 전략, 마스터 플랜식 접근을 통해 구체적인 도시의 미래상을 제시하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