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은 대개 시가지의 중심부에 형성되며, 관공서가 늘어선 관청가를 비롯해 중심상점가, 회사(본사기능), 은행, 금융가, 도매점상가 등으로 구성돼 행정기능, 업무기능 및 상업기능이 집중된 중심업무지구(CBD:Central Business District)이다. 그렇다면 우리 도시의 도심은 어디인가? 그건 의심의 여지없이 포항의 오거리에서 육거리 사이의 다운타운이 있는 죽도동, 중앙동, 남빈동, 대흥동, 신흥동, 덕수동, 동빈1·2가 지역이다. 급속한 슬럼화로 과거의 기능들이 쇠퇴하고 있기에 원도심으로 정의되는 지역이다. 포항이 도시의 형태로서 온전히 대외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행정단위가 시(市)로 승격된 1949년 이후는 물론, 그 이전(구한말과 일제강점기)부터 포항의 정치적·행정적·경제적 기능의 중심지로 기능해 온 곳이 바로 이곳이다.
도시가 성장하는 시기에는 도심이 성장·발전하지지만 신도시 개발 등으로 도심지역의 주거기능 및 상업·업무기능이 외곽으로 이동되면서 도심기능이 크게 약화되는 이른바 `도심공동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근대 100여년의 시간 동안 포항의 시청과 군청은 물론 각종 행정기관의 밀집과 금융 및 상업기능의 집적으로 이 도시의 중추기능을 수행해 온 도심이 도시의 확장과 외곽지역으로의 주거기능 이전으로 시름시름 병들고, 슬럼화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확장과 팽창에 따른 주거지역의 외곽이동으로 시작된 도심공동화 현상은 결정적으로 2006년 포항시청의 이동지역 이전을 계기로 핵심 행정기능의 이탈과 함께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북구청과 북부경찰서 및 북부소방서, 해양경찰서 등 도심 소재 행정기관과 중앙초등학교의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이젠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도시의 발전에 수반되는 당연한 부작용으로만 치부하고 방치할 것인가? 원도심이 기능을 상실한 채 도시의 슬럼가로 방치돼 도시미관은 물론 도시정책의 암적 존재로 머물러야 하는지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이제 도시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과거 100여년 동안 포항시는 행·재정적, 공적 재원의 집중으로 도시기반 인프라(교통, 전기, 통신, 상하수도 등)가 잘 구축된 도심의 이용도를 사장시켰다. 한편으론 토지소유자와 민간건설업자의 사적 이익을 위해 외곽지로만 밀려나는 대규모 주택지에 소요되는 도시기반인프라 구축을 위해 포항시의 공적 재원을 투입하는 퇴행적 도시행정의 모순을 바꿔야 한다.
고도산업사회의 발달로 상처받은 현대인들에게 힐링이라는 치유가 필요하듯 도시에도 도심 재생이라는 치유가 필요하다. 과거의 무분별한 도시확장을 성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도시를 위한 시작으로서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도시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도시에서 앞다투어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하고 있으며, 지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도시재생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이번 2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차기 박근혜 정부의 주요정책으로 선정된 도시재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기의 도시정책을 성찰하면서 친환경도시로 전환되는 시금석이 될 포항운하 복원이 완공되는 올해에 가속화되는 원도심 슬럼화를 방지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재생을 즉각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