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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행(雨中行)

등록일 2013-02-05 00:14 게재일 2013-02-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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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용 래
비가 오고 있다

안개 속에서

가고 있다

비, 안개. 하루살이가

뒤범벅되어

이내가 되어

덫이 되어

(며칠째)

내 木양말은

젖고 있다

눈물의 시인 박용래의 특징이 잘 드러난 시이다. 안개 속에서 자욱하게 오며 가는 비와 안개 하루살이의 이미지를 묶고 그것을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이내의 이미지와 연결시켰다가 덫이라고 말하는 시인의 인식이, 섬세한 시적 인식이 재밌다. 며칠째 목양말이 젖는다고 말하는 시인의 말에서 젖고 있는 것은 목양말만 아니라 우울한 그의 마음과 생활의 결이라 느껴지는 시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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