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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빨리 갔으면 목숨 살렸을수도…”

김두한·윤경보기자
등록일 2013-02-01 00:10 게재일 2013-02-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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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여객선 의식불명 50대 女승객 끝내 숨져… 새로 투입 여객선 운항시간 1시간20분 더 걸려<br>“전문의료진 없어 사고 키워”

포항~울릉 간 여객선에서 50대 여성 승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최근 울릉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저속 여객선 투입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해경과 선사 등 관계기관이 유사 사고의 재발 대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9시에 포항항을 출항해 울릉도로 가던 시플라워호(584t·정원 423명)에서 송모(52·여·충남)씨가 낮 12시55분께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조치를 했지만 끝내 숨졌다.

31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송씨가 쓰러지자 승무원과 승객 중 간호사 1명이 제세동기를 이용해 심장 소생술을 시도하는 등 응급조치에 나섰지만 오후 1시40분께 배가 울릉도에 도착해 병원으로 옮겼을때 송씨는 이미 숨을 거둔 후였다.

송씨가 평소 건강상 특별한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좀 더 빨리 병원을 찾았다면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송씨가 탄 배는 이달 초 투입된 여객선으로 속도가 30노트 수준에 불과해 이전까지 운행됐던 정기여객선 썬플라워호(2천394t·정원 920명)보다 운항시간이 1시간20분 가량 느리다. 또 정원 400명이 넘는 여객선이지만 규정상 응급 기본교육을 받은 승무원을 승선시키면 돼 전문 의료진이 없는 것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여객선에도 승객 안전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울릉도 주민 이모(56)씨는 “특히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는 여름 휴가철에 이같은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며 “의료진 동승 등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객 운수의 특성이 비슷한 항공업계의 사례를 참고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 관계자는 “승객에게 위급한 상황이 생길 경우 기장의 결정에 따라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착륙하게 되며 공항에는 의료진과 구급차 등이 환자를 기다리고 있다”며 “여객선은 상황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해경 등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헬기를 출동시키는 등의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한·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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