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 유지, 상품성 제고, 비린내 제거 `일석삼조` <br>4일 안동 생산공장에서 전통 습식 염장비법 공개
“염장을 한 고등어인데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등푸른 색깔이 선명하고 반들거릴까. 고등어 특유의 생선 비린내는 어떻게 없앴을까”
이 같은 의문이 풀리게 됐다. 안동간고등어 고유의 전통 염장비법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주)안동간고등어는 오는 4일 오전 11시 안동 일직면 생산공장에서 이동삼 안동간고등어 간잽이 명인과 수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마진액을 이용한 전통 습식 염장비법을 공개한다.
이 비법은 올해로 안동간고등어 창업 15년을 기념해 간잽이학교 개교식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공개될 비법은 이 회사 품질관리팀의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으로 고등어와 조화를 이룬 다시마진액의 효과. 이것을 토대로 행사 당일 안동간고등어를 즉석에서 만들어 보이는 전통 간잽이 염장시연을 한다.
간고등어는 생산공정 가운데 민물로 세척하는 과정에서 고등어가 일시적으로 색깔이 연해지고 육질이 물러지는 등 시각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다시마진액을 풀어 놓은 소금물에 담그는 습식염장 과정을 거치면서 갓 잡은 싱싱한 상태의 색깔로 되돌아오게 하는 `마술같은 시연`이 간잽이들을 통해 펼쳐진다.
안동간고등어 품질관리팀에 따르면 습식염장 과정에 들어가는 다시마진액은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다시마 특유의 끈적끈적한 알긴산 성분이 세척된 고등어 표면에 마치 코팅 된 것처럼 도포막을 형성하게 된다. 이 도포막은 바닷물 농도의 염수와 함께 세척과정에서 거칠어진 고등어에 수렴, 진정효과를 내면서 간고등어의 색깔을 다시 선명하게 만든다는 것.
특히 알긴산 도포막이 공기중의 산소를 차단시켜 고등어 가공 과정에서 노출되는 어유(魚油)의 산패까지 지연시키는 기능 등 연구결과 새롭게 밝혀진 사실도 발표할 예정이다.
다시마 알긴산 도포막이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를 제거해 주는 데도 상당한 기능을 하고 있다는 과학적 사실이 포장을 않고도 다시마 진액의 도포막 만으로, 진공포장에 버금가는 포장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포장재라고는 새끼줄 밖에 없던 옛 어물전 간잽이들의 슬기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농촌진흥청 향토음식담당 한귀정(49) 박사는 “고등어와 다시마는 궁합이 잘 맞는 우리 음식”이라며 “다시마진액과 소금물을 이용해 삼투압 순기능을 발현시켜 상품성을 높이는 안동간고등어의 전통염장 비법은 바로 우리 한식이 과학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안동간고등어는 특허청에 다시마의 특성 등 전통염장 비법에 대한 발명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자체연구 결과를 토대로 식품영양학 관련 학계에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김재문 안동간고등어 대표는 “고등어 전통 염장비법의 다양한 효용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이번 공개를 계기로 모든 국내 생선가공 산업에서 널리 활용돼 수입산 생선에 대항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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