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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종

등록일 2013-01-17 00:26 게재일 2013-01-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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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인 찬

 누군가 문을 두드렸기에 나는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의 안쪽에는 나와 기원이 있었다

나는 기원을 바라보며 혹시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는지 물었다

기원은 내게 잘못된 일은 없다고 말해주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올 여름의 아름다운 일들을 생각했다

아무런 일도 생각나지 않았다

뜨거운 빛이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이었다

여기에 나오는`기원`은 누구일까. 이 시를 읽는 중요한 관건이 된다. 나와 마주보고 있는 그 어떤 실체일수도 있고, 나와 마주보고 있는 또 다른 나 일 수 있다. 그러니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일 수 있다. 문 안의 세계와 문 밖의 세계. 아주 추상적인 공간이다.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바탕을 이룬 작품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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