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애 리
금지된 경계의 시선을 전당포에 맡긴다
집 장만하느라 결혼 예물을 전당포에 맡기고
가난이 나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시를 가지고 논 적 있었다고 변명한다, 나는
시답잖은 잔챙이 글만 되고 말고 뿌려놓는다
살면서, 맡겼다 혹은 찾아와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겠냐만
그래도 축축한 재생의 추억들 전당포에서 찾아와야겠다
젊은 날 전당포에 뭘 맡기고 돈을 빌린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시인도 집 장만하느라 결혼예물을 맡겼다가 찾았다는 얘기를 하면서 살면서 맡겼다 혹은 찾아와야하는 것들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돈 되는 물질이 아닐지 모른다, 젊은 시절 험산준령을 넘겠다던 의욕과 삶의 열정. 퍠기와 정의로움. 혹은 생의 의기 같은 것들. 비록 지금은 축축한 재생의 추억들로 오랜 기억의 저편에 놓여있을 지라도 꼭 찾아와야할 것들이 분명 있다는 말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