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진 숙
선 하나로 가르고
노점상을 또아리 틀어 던져놓고는
오색저고리 단풍잎 엮어
청자 물줄기
내린다
산 정상
사람들의 냄새로
한 점 한 점 찍어보면
화폭은 가을화색을 더하고
퀘퀘한 곰팡내음과 파삭거리는
칼칼한 가을바람
그림에 쌓여
마침내
붓 끝에 사람 하나 묻어 나온다
비록 글로 지리산의 풍광을 그린다고 하지만 시인의 눈과 발은 생생하게 그 풍경 속을 밟고 보고 느끼고 있으리라. 가을 산의 정취와 함께 그 정취에 흠뻑 빠져있는 사람들의 가슴까지도 그려내는 시인의 시안이 깊고 그윽하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