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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심리를 이용한 투표율 제고법

등록일 2012-12-11 21:57 게재일 2012-12-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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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논설위원

사퇴한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대선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기묘한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주 초반까지만 해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조금씩 벌리며 앞서나갔으나, `안철수 효과`로 또 다시 예측불허 국면이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가 그의 사퇴 이후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이른바 `신(新)부동층`의 향배가 변수다. 정치 전문가들은 지난 9일 현재 전체 부동층 10~13% 정도 가운데 절반인 5~6%가량을 신부동층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3% 안팎의 부동층은 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안철수 재등판`이전에 박 후보가 문 후보를 5~6%포인트 정도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인 1~3%포인트 정도로 좁혀져 `초박빙`승부가 된다.

또 하나 막판 변수는 투표율이다.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에, 낮으면 여권에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1997년 15대 대선때 80.7%의 투표율로 야권의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비롯, 2002년 16대 대선때 70.8% 투표율로 당시 여권의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17대 대선때 62.9%의 낮은 투표율로 야권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 하다.

확실한 것은 여권은 여권 지지자들을, 야권은 야권 지지자들을 많이 투표하게 하는 게 유리할 것이란 사실이다. 특히 이번 18대 대선의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간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누가 자신의 지지자들을 더 많이 투표장에 오게 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엇갈릴 수 있다. 그래서 여야 캠프 모두 자신의 지지자들을 투표하게 할 아이디어 도출에 필사적이다.

이 대목에서 미국의 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가 쓴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에 나오는 `투표율 올리는 법`을 소개한다.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나오게 할 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저 지지자들에게 선거당일에 투표할 것인지 물어보고, 그렇게 대답한 이유를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만 하면 된다. 사회과학자 앤서니 그린월드의 연구팀이 어떤 선거 하루전날 유권자들에게 이 기법을 실험해 봤다고 한다.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사람들의 투표율은 86.7%로, 질문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투표율 61.5%보다 25.2%나 더 높았다는 것이다.

이 기법에는 심리학적으로 중요한 두가지 단계가 포함돼 있다. 첫번째는 사람들은 바람직한 행동에 참여할 것인지 아닌지를 말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대개 참여할 거라고 대답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투표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응답자들이 `집에서 조용히 TV프로그램이나 시청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란 대단히 힘든 일이다. 둘째, 사람들 대다수는 바람직한 행동을 할 거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후에는 `말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인도하려면, 전화를 걸어 선거당일에 투표하러 올 것인지 물어보고, “예” 라는 대답이 나오기만 기다리면 된다. 전화를 건 선거운동원이 “그럼 투표하시는 걸로 기록해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유권자의 약속을 굳힐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고루 갖춘 셈이다. 여기서 약속은 자발적이고, 능동적이어야 하며,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선언돼야 한다.

재외국민투표가 오늘 낮 12시로 끝난다. 재외국민유권자 가운데 98세로 미국 최고령인 유정준 할머니는 투표에 참여한 후 이렇게 말했다. “정직하고 지혜롭고 용기있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런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오는 19일, 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를 성공적으로 이끌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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