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욱
만 원짜리 물고 다니던 개들은 보이지 않고
하루 수백 명씩 내리고 타던
구절리역은 청량리행 열차가 끊긴 지 오래고
식당들은 줄줄이 문을 닫아서
밥 사먹기가 금 사기보다 어려운 곳
그래도 꽃웃음이 있다
구절리 계곡 흐드러지게 피는
진달래.
한 때 석탄 채광으로 성업을 이뤘던 구절리. 사람들이 모여들고 경제가 활성화되어 시인의 말처럼 잘 나갔던 구절리. 이제는 폐광에 따라 사람들도 떠나고 을씨년스런 풍경 속에 밥 사먹기도 어려운 곳이 되어버린 곳. 그 폐허 위에도 깊이 쌓였던 눈이 녹고 새봄이 와서 진달래꽃이 피어나고 있음을 노래하는 시인의 짧은 시 속에는 허망함과 함께 새로운 희망으로 번져오는 봄의 기운과 향기가 있어 참 좋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