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진 숙
개미들이 어디 이사라도 하는지
그들을 방해할 수 없어서
이리저리 피하다 보니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오오,
세상을 바로 산다는 것은
이렇게 비틀거리며 걷는 것이라고?
넓게 쭉 뻗은 길로 다니지 않고 비좁은 틈새로 부지런히 내왕하며 일하는 개미들의 습생을 내려보며 시인은 삶에 대한 한 의문에 봉착하게 된다. 반듯하게 살아가는 것만이 바람직한 삶일까하는 물음이다. 주어진 규율과 질서를 잘 지키며 살아가는 인생이 반드시 성공하고 선하다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을 보도블럭의 틈새로 다니면서 부지런히 일하는 개미들에게서 어떤 깨달음에 이르러고 있다. 개미처럼 인생의 틈새를 다니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에게 상처를 주지않는 것도 바람직한 삶이 아닐까하는 깨달음 말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