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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이 타는 가을 강

등록일 2012-11-22 20:45 게재일 2012-11-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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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재 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겄네

해질녘 쓸쓸히 흘러가는 차가운 가을 강물에서 시인은 적막하고 가슴 아픈 친구의 사랑이야기, 그 서럽고 한스러운 사랑이야기기 풀려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사랑의 상처가 깊은 친구와 저녁 노을이 번지는 고향마의 강언덕을 내려오면서 같이 울어주고 있는 자신과 강물을 그려내고 있다. 전통적인 우리 정한의 세계가 그려진 감동적인 시가 아닐 수 없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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