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 오늘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자료 55점 전시<Br>류성룡 선생 편찬 의서 `침경요결` 등 당시 학풍·삶 재조명
【안동】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직접 편찬한 의서(醫書)를 비롯해 울릉도뿐만 아니라 독도까지 그린 `도성팔도지도` 등 조선시대 생활상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 박물관은 19일부터 2013년 1월20일까지 `늘 푸르른 물가의 저 나무처럼-풍산류씨 문중전`이라는 주제로 안동 하회마을 풍산류씨의 인물과 생활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풍산류씨 문중이 기탁한 3만여점 자료 가운데 풍산류씨가의 삶과 학문을 보여주는 자료 55점을 엄선했다.
500년 동안 하회마을을 지켰던 풍산류씨. 16세기 이후 풍산류씨 가문은 3대 6불천위(류중영·류중엄·류경심·류운룡·류성룡·류진)를 배출하면서 영남 남인을 대표하는 가문이 됐다.
또 하회의 가풍은 항상 퇴계학맥을 고수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유연한 면모를 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하회마을에서 지배계급인 양반과 선비의 허구성을 폭로 야유하는 하회 별신굿 탈놀이의 경우 당시 양반의 묵인하에 진행된 것으로, 서민들의 애환과 삶을 이해하고 불만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갈등과 저항을 줄여 상·하간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실제 하회마을의 역사를 고스란히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가 소개된다.
선조제문(보물 제460-3호)의 경우 1607년 서애 류성룡의 서거 소식을 들은 선조가 당시 예조좌랑을 보내 치제한 것으로 서애의 일평생을 평가하고, 나라의 중신을 잃은 안타까움을 토로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의서(醫書) `침경요결`은 서애 류성룡이 침구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서술한 책으로 사료적 가치가 크다.
풍산류씨 화경당에서 소장했던 도성팔도지도는 18세기 초 대동여지도가 나타나기 전에 제작된 것으로 당시 해금정책으로 백성이 거주하지 못하게 한 울릉도뿐만 아니라 독도까지 그린 매우 희귀한 지도다.
조선 여성사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도 소개된다. 1594년 작성된 정경부인 김씨가 재주로 자녀들에게 재산을 나눠준 분재기는(보물 제460-2호) 당시 재산상속 관행에서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관여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딸들을 용궁아기, 찰방아기 등 집안에서 부르던 명칭을 그대로 쓴 자료 등을 통해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권광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