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모산을 오르다 보면 가파른 절벽위에 `갈선대`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저항시인 이육사가 대표작 중의 하나인 `절정`이란 시상을 떠 올린 자리다.
이육사는 갈선대에서 단천리의 가을 풍경을 내려다보며 시를 읊었다.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1940년 당시 일제치하 민족수난이라는 역사적 현실을 배경으로 극한의 처한 상황을 떠올렸을 당시에 비해 지금은 너무나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변해 있다.
/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