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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가 꾸는 꿈

등록일 2012-10-30 21:09 게재일 2012-1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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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논설위원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세월이 갈수록 이 말에 공감한다. 어려서 품는 꿈은 클수록 좋다. 대통령이나 장관, 별넷의 대장, 대법원장 등이 되겠다는 꿈도 좋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한다면 말이다.

꿈은 클 수록 좋다. 오히려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해 목표를 낮추고, 작은 성공에 안주하는 것이 문제다. 큰 꿈은 큰 성공을 낳는다. 야망이 없다면 큰 성공을 이룰 수 없다.

일본인들이 많이 키우는 관상어 중에 `고이`라는 잉어는 매우 흥미롭다. 이 잉어를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8cm 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아주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 키우면 15~25cm까지 자란다. 강물에 방류하면 이 잉어는 무려 90~120cm까지 자란다. 자기가 숨쉬고 활동하는 세계의 크기에 따라 난쟁이 물고기가 될 수도 있고, 대형 잉어가 되기도 한다. 한낱 물고기도 자신의 행동반경에 따라 자신을 크게도, 작게도 키우는 것이다. 하물며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랴. 큰 꿈과 포부를 갖고 자신의 한계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꿈을 품고 세상에 나아가 일을 하다보면 실패할 때도, 성공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실패했을 때다. 성공한 사람들은 도전이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특징을 갖는다. 발명왕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700여번의 실험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에디슨이 700여번의 실험을 실패로 끝냈을 때 기자가 물었다. “700여번 실패를 한 기분이 어떠세요?” 에디슨은 말했다. “나는 단 한번도 실패를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700여가지 방법이 효과가 없음을 입증했을 뿐입니다” 에디슨은 그 뒤로도 수천번의 `효과없는 방법`을 입증한 끝에 전구를 발명해냈다.

에디슨과 달리 하던 일에 실패하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팔자타령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람은 팔자대로 살아간다`는 운명론에 책임을 돌리는 것이다. 일명 팔자론이다. 운명은 우리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게 팔자론의 골자다. 그러나 과연 팔자라는 게 있기는 할까. 꿈을 꾸는 사람들은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방도로서의 팔자는 믿지않는다.

리이위(李一宇)가 쓴 `세치 혀가 백만 군사보다 강하다`는 책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아주 영험한 도사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점을 보기 위해 몰려 들었는 데, 어느 날 과거 시험을 보러가는 선비 3명이 찾아왔다. 그들은 누가 과거에 합격할 지 알고 싶어 도사에게 뜻을 밝힌 후에 향을 피우고 절을 올렸다. 도사는 눈을 지그시 감더니 그들에게 손가락 하나를 내밀어 좌우로 흔들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후, 도사는 먼지떨이를 흔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냥 가세요. 때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될거요. 이것은 천기라서 함부로 누설할 수 없습니다” 3명의 선비는 무척 궁금했지만 그대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선비들이 돌아간 후에 시종이 호기심에 차서 물었다. “도사님께서 손가락 하나를 내민 것은 무슨 뜻입니까? 한명이 합격한단 말입니까?” “그러니라” “그들 가운데 둘이 합격된다면요?” “그럼, 하나가 합격되지 못한다는 뜻이니라” “그들 셋이 모두 합격되면 어떻게 하죠?” “그때는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합격된다는 뜻이니라” 시종은 그때서야 깨달은 듯 말했다. “그게 바로 `천기`였군요.”

3명의 대선후보가 대선 50일을 앞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제민주화와 무상복지정책을 들고 나섰다.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을 목청껏 외친다. 국민들은 아직 세 사람 가운데 누구의 꿈이 가슴에 와닿는지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는 표정들이다. 세 대선후보가 꾸는 꿈의 결말이 어떤 `천기`로 나타날 지 흥미진진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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