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잡아놓은 범인도 놓치는 경찰

등록일 2012-09-19 20:57 게재일 2012-09-19 19면
스크랩버튼
경찰에 잡혔던 범죄자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유치장을 탈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갇혀있던 강도 피의자 최갑복(50)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께 가로 45㎝, 세로 15㎝ 크기의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밖으로 도망쳤다. 피의자들을 감시해야 할 경찰관 3명은 자리를 비우거나 조느라고 탈주를 막지 못했다니 어이가 없다. 가뜩이나 성폭행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사회분위기가 흉흉한 마당에 애써 잡아놓은 범인까지 놓쳤다니 이렇게 어수룩한 경찰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더구나 경찰은 지난 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를 특별 방범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범인이 경찰서 유치장을 유유히 빠져나갔으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경찰청을 긴급 방문해 성폭행 등 강력사건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한뒤 비상령을 발동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일선 경찰들이 정말 국민 안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일한다는 정신적 재무장이 필요하다”며 경찰의 복무기강 확립을 주문했다. 이런 마당에 잡아놓은 상습 범죄자까지 놓쳤다니 개탄할 일이다.

경찰의 나사풀린 대응은 벌써 한 두 번이 아니다. 유치장에서 범인이 도망친 것도 올들어 대구에서만 세번째다. 이중 동부경찰서에서만 두번째라면 이건 결코 일과성으로 여길 문제가 아니다. 비상령 속에 경찰 간부가 음주 교통사고를 내는가 하면 피고소인에게 룸살롱 접대를 요구한 경찰관들도 있다니 한심할 뿐이다.

정부는 성폭력 등 반사회적 범죄에 강력 대응하기 위해 경찰과 보호관찰 인력 1천707명을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또 성폭력 우범자가 많은 101개 경찰서의 여성청소년계를`과`로 승격하고, 나머지 경찰서에도 전담반이나 전담팀을 만들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경찰 인력을 늘리고 조직도 키워야한다.

그러나 경찰의 기강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면 다 소용없는 일이다. 이번만 해도 경찰관을 3명씩이나 배치해 유치장을 감시하도록 했지만 졸거나 자리를 비웠으니 말이다. 이래서야 경찰관 수를 아무리 늘려도 숭숭 뚫린 치안공백을 막긴 어려울 것이다. 경찰은 내부 기강부터 다잡아야 한다. 그래서 두번 다시 잡아놓은 범인을 놓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우근 시인과 박계현 화백의 포항 메타포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