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복구 여념없는데 13명 동남아로 출국…농민들 “제정신이냐”
더군다나 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 함께 의장이 언론인 간담회를 통해 “본격적인 시민을 위한 의회상 정립에 매진하겠다”고 밝힌지 불과 한 달도 되질 않아 해외 연수에 나서 의장단과 의원들 간의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일고 있다.
4일 안동시의회에 따르면 B의원 등 7명은 4일부터 9일까지 4박6일간의 일정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비한 아열대 농업의 운영 실태와 농산물 FTA대책을 비교하고 시스템 견학 등을 목적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연수 길에 올랐다.
이에 앞선 지난 2일 A의원 등 6명도 4박5일간의 일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농업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지역 농촌의 농업정책을 되돌아 보겠다며 중국 안후이성(성도, 황산, 지주시) 연수에 나섰다.
특히 연수일정의 대부분이 유명 전망대와 공원, 성당 등 관광지 견학 일색으로 짜여 있어 당초 의원들이 내세운 연수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 빈축을 사고 있다.
후반기 의장단이 구성되면서 의장이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의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지 꼭 20일 만이다.
안동시의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지역의 태풍 피해 농경지가 100ha를 훌쩍 넘는데 의원들이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며 “유권자인 시민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저런 작태를 보일 수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재래상인 김모(42)씨는 “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수만큼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며 “주민 대표라는 의원들의 생각이 이렇게까지 짧을 줄은 몰랐다”며 개탄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지금이 아니면 올해 연수일정을 잡기 어려워 이뤄진 일”이라고 해명해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편 안동시정을 내팽개쳤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안동시의원들은 박원호 부의장을 비롯한 김은한, 김한규, 김대일, 김백현, 권광택, 이숙희, 신현식, 권기익, 김정년, 이재갑, 정훈선, 이귀분 시의원등 총 13명이며, 이들은 제15호 태풍 볼라벤과 제14호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지역 곳곳에서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와중에 지난 2일과 4일 중국과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안동/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