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House Poor)는 House(집)와 Poor(가난한 사람들)의 합성어로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지만 삶이 풍요롭지 못해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외관상으로는 자신의 집을 소유해 어느 정도 생활기반을 갖춘 중산층처럼 보여도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자신의 소득수준을 넘어서서 대출을 받았다가 대출이자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른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처분소득대비 대출원리금 상환비중이 과중하게 되면 빚을 갚기 위해서는 소비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했지만 대출이자 내느라 생활이 곤궁해져`빛 좋은 개살구`처지가 된 셈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동산은 사기만 하면 값이 오른다는 이른 바 부동산 불패신화가 만연해왔다. 부동산경기가 한창 호황일 때 높은 금융비용부담률을 감수해가며 내 집 마련과 재산증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요량으로 자신의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과다한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입했는데, 그 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기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이자에 원금상환까지 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생활고로 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거기다가 집값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제2금융권으로부터 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대출이자를 갚아나가야 할 처지에 이른 경우도 있다. 또 일부에서는 부동산 대박을 꿈꾸며 무리한 대출을 받았다가 은행 빚을 갚기 위해 시세보다 싼 가격에 손절매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가계의 부동산 자산비중은 80%에 달할 정도여서 미국의 37%, 일본의 40% 보다 현저하게 높은 상황이다. 또한 열 가구중 한 가구는 연소득의 40% 이상을 부채상환비용으로 지출하는 과다채무가구에 해당된다고 한다. 2006년 집값이 최고점에 이르던 당시 가계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했던 사람들이 지금 하우스푸어 신세가 돼 신용위험에 직면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무리한 대출을 통해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이자를 갚아나가야 하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자신의 재무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권영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