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 라
이맘쯤 배 한 척 지나가는 일은
숨겨두었던
푸른 눈물에 상처를 내는 일이다
거품처럼 요란한 그 길에서
기억은 포말처럼 날뛰고 뒤집어지고
그 위를
물그림자가 가고 있다
눈물 속에서 뿜는 용암 덩어리가 스러지면
모든 길은 떠나거나 흐르거나
칼날 지나간 자국마다
그것을 견딘 힘을 본다
어느새 지워지는 흉터의 길들처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그 길의
한 순간이 잘 아물어 있다
낯선 세계에 잠시 다녀온 듯
낮잠에서 깨어난 듯
누구나 푸른 눈물을 흘려보았던 청춘의 시간들이 있었다. 우리가 걸어가는 생의 길은 각기 다 다르고 무척 다양하다. 그러나 거품처럼 요란한 길이라고 말한 시인의 말처럼, 눈물 속에서 뿜는 용암덩어리를 가진 청춘의 시간들이 있었다. 청춘의 시간,그 푸른 상처를 견딘 눈물의 힘이 자랑스럽다. 그 쓰라린 상처를 이겨낸 극복의 시간들이 아름답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