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말하는 정신건강 전문의 이윤영 원장
“하늘을 따르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윤영(41·사진) 삼봉 병원장이 환우들에게 명심보감 글귀를 읽어주며 그 뜻을 함께 풀어나가는 소리다.
현대의학을 전공한 젊은 의사가 환우들의 치료를 위해 명심보감을 함께 공부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 원장은 중·고교 시절부터 한학과 유학에 관심을 두고, 한림대 의대에서 정신건강의학을 전공하면서도 유학에 심취했다. 동국대에서 불교학과 관련한 문학석사, 성균관대에서 조선 성리학 관련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유학학회 이사직을 역임 중인 이 원장은 현대인의 가장 큰 질병으로 분류되는 정신건강 치료를 위해 유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원장은 환우들의 치료를 위해 명심보감 강의는 물론 사서삼경을 비롯한 옛 성현들이 유학 속에서 인간 내면의 심리적 내용만을 발췌해 묶은 대표적 서적으로 `퇴계 이황선생이 심명처럼 존중한다`라고 극찬했던 동양 심리학의 대표적 고전인 心經(심경)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한다.
이 원장은 “심경은 인간의 심리에 대한 해석과 이해를 도와주는 대표적 서적으로 정신건강의학에 있어 큰 보탬이 되는 문헌이다”며 “현대 의학에 기준해 심경을 재해석하는 자료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원장이 개원한 병원 이름도 `삼봉 병원`이다. 영주 출신의 유학자 삼봉 정도전 선생의 호를 따서 지을 만큼 유학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환우들과 명심보감을 함께 연구하고 공부하게 된 것은 병원의 개원 시점부터다.
현대의학의 약물적, 비약물적 다양한 치료법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우들이 자신에 대한 자존감 회복과 자신에 대한 재인식의 중요성이 의학적 치료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환우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명심보감을 통해 주입식 교육이 아닌 상호 토론형 방식을 선택 운영하게 됐다는 것.
이 원장은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진료 기피 현상에 대해 정신건강은 단순한 질병이며 치료에 의해 고칠 수 있는 질환으로 현대인에게 있어 내외과적인 질병만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인에게 있어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정신건강 질환이 많이 늘어나는 가운데 더 이상 기피해야 하고 숨겨야 하는 질환이 아니라 사회생활에 있어 나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한 도움이 필요할 경우 도움을 받는 곳으로 생각해야 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치매 및 건망증 예방 차원 활동으로 보고, 쓰고, 읽고, 말하기와 뇌 활동의 원활성과 극대화를 위해 자신이 평소 겪어 보지 못한 생소한 분야에 대한 주제를 두고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 또한 뇌 활동의 극대화를 가져 올 수 있어 질병 예방 차원에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조언하고 있다.
이윤영 원장은 타인과 사회적 선입견을 의식하는 것조차 질병일 수 있다며 정신적 건강을 위해 타인의 지배적 요소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건강과 나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주체적인 결단이 질병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정신건강 질환은 현대인이 안고 있는 단순한 질병에 불과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영주/김세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