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소리` 문학과지성사 펴냄 이청준 지음, 377쪽
지난 2008년 7월에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 선생의 문학을 보전하고 재조명하고자 문학과지성사가 펴내고 있는 `이청준 전집` 시리즈 가운데 3권 중단편집 `꽃과 소리`(2012)가 출간됐다.
`당신들의 천국` `서편제` `눈길`등 우리 시대의 한과 아픔을 사랑과 화해로 승화하려 한평생 고뇌한 작가 이청준.
말과 말의 질서를 통해 삶을 사랑하기를 문학의 궁극적 행위이자 가치로 놓았던 이청준의 작품 세계는 권력과 인간의 갈등, 집단과 개인의 불화, 언어와 사회의 길항 등 거시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로부터 고난을 견디는 장소로서의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과 그 밑바닥의 가장 복잡한 심사들의 뒤엉킴이라는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구조에까지 멀리 그리고 깊게 닿아 인간의 한 생을 파노라마로 엮는다.
다시 말해, `당신들의 천국`이 완성한 지성의 정치학으로부터 `서편제`가 풀어낸 토속적 정한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이청준 문학이 뻗어 있는 영역은 우리 삶의 전방위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이청준 전집 3권 `꽃과 소리`에 실린 7편의 중단편은 1960년대 초기 이청준 소설의 문제의식이 다양한 방식으로 녹아 있는 작품들이다.
이번 작품집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김영찬(계명대 국문과) 교수는 “이청준의 소설은 대부분 증상으로 표출되는 개인의 진실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 구조”를 띠며, 바로 그 `의심과 호기심`이야말로 이청준의 소설을 이끌어가는 동력이라고 평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