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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효과 (Lipstick effect)

오권영 한은 대구경북본부 차장
등록일 2012-07-19 20:57 게재일 2012-07-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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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 소비지출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지출하더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어떤 상품은 오히려 불경기에 판매가 늘기도 한다.

경기가 좋으면 위스키 매출이 늘어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소주가 잘 팔리고, 병원도 호황기에는 성형외과가 호황이지만 불황일 때는 스트레스 때문에 신경정신과 환자가 늘어난다고 한다.

또한 여성들의 옷차림과 화장에도 경기가 반영돼 있는데 경기침체기에는 비싼 옷을 사거나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대신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자신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립스틱을 구매하기 때문에 불경기에는 립스틱 매출이 늘어난다고 한다. 가장 적은 돈으로 외모를 가꿀 수 있는 것이 립스틱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경기에 값비싼 화장품이 안 팔리고 립스틱처럼 값싼 제품이 잘 팔리는 현상을 `립스틱효과(Lipstick effect)`라고 한다. 여성들이 립스틱만 발라도 분위기를 바꾸는 효과를 얻는 것처럼 불경기에는 립스틱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끄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

미국의 화장품업체인 에스티로더사는 자사의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립스틱지수(Lipstick Index)를 만들기도 했다. 이 지수에 따르면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립스틱 판매율은 높아진다. 자신을 예쁘게 가꾸기 위한 여성들의 화장품에 대한 관여도는 언제나 높은 편이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값비싼 화장품을 구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게 되고 결국 상대적으로 저렴한 립스틱을 구매함으로써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립스틱 효과는 소비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품위를 유지하고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심리가 반영된 합리적인 소비를 의미한다.

그러나 립스틱 매출은 호황기일 때도 여전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경기부진 등으로 생활이 힘들어지면 여성들이 입술을 붉게 칠하기보다는 자신의 얼굴을 환하게 꾸미기 위해 파운데이션을 더 많이 구입한다고 한다. 결국 미(美)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욕망은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립스틱이나 파운데이션 등 전반적인 화장품시장은 경기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는 셈이다.

/오권영 한은 대구경북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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