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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빚에 자살기도한 30대 구조

김남희기자
등록일 2012-06-07 21:14 게재일 2012-06-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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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 억원의 빚을 진 3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발빠른 경찰의 공조수사로 목숨을 건졌다.

사업을 하던 김모(33·인천)씨는 자금 때문에 친구와 친인척들에게 15억여원의 빚을 졌다. 최근 자금난으로 고민하던 김씨는 지난달 29일 집을 나왔다. 렌트카로 부산에 도착한 김씨는 혼자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다. 며칠 동안의 생각 끝에 어마어마한 빚을 갚을 방법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자살을 결심한 김씨는 지난 5일 부산 해운대 한 편의점에서 5장 분량의 유서를 가족들에게 택배로 보냈다. 그리고 차를 몰아 무작정 포항시 남구 장기면 신창리에 도착했다.

같은 시각, 유서를 받은 가족들은 김씨를 다급하게 찾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김씨가 가출한 사실을 안 가족들 은 인천 연수경찰서에 가출신고를 한 뒤 택배 발신처인 부산으로 떠났다. 하지만 김씨는 이미 사라진 상태. 가족들은 5일 늦은 오후 해운대경찰서에 가출신고를 했다.

해운대경찰서는 이날 밤 10시45분 119를 통해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김씨가 포항 구룡포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포항남부경찰서에 가출인 수색 공조를 의뢰했다.

포항남부서는 CCTV를 검색해 김씨의 렌트카가 구룡포에서 장기방면으로 갔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장기파출소와 구룡포파출소 직원을 동원해 구룡포~장기 해안도로 일대를 중심으로 김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수색한 지 40여분이 지난 6일 오전 1시30분께 31번 해안도로를 수색하던 장기파출소 강태구 경사가 신창리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김씨의 렌트카를 발견했다. 당시 김씨는 술에 취해 있었고 목숨을 끊기 위해 연탄불에 불을 붙이려던 찰나였다.

강 경사는 “돈보다 더 귀한 것은 목숨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걱정이 돈 걱정이다. 당신은 그래도 건강하지 않느냐”며 한 시간 가까이 김씨는 설득한 끝에 김씨를 무사히 파출소로 데려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강 경사는 “당연히 해야할일을 했을 뿐”이라며“집으로 돌아가길 거부하던 김씨도 아버지와 친구들을 보자 눈물을 흘리며 다시 돌아갔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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