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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매(Reverse Auction) 대출

오권영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차장
등록일 2012-05-24 21:23 게재일 2012-05-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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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마켓이 발전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역경매(Reverse Auction) 대출서비스업체가 속속 등장해 신용도가 낮은 급전수요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부업체보다 금리가 싸고 돈 빌리기도 쉽기 때문이다. 통상 경매는 물품을 원하는 사람이 구입가격을 제시하지만 역경매대출은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들이 금리조건을 제시하고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골라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차입자가 원하는 금액과 이자율, 상환조건 등을 온라인 대출장터에 올리면 이를 보고 금융기관들이 입찰해 낮은 금리를 제시한 금융기관이 낙찰 받는다. 여러 금융기관들이 한명의 고객을 두고 경합을 벌이므로 대출받는 사람은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금융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수고도 덜 수 있다. 또한 대출신청자가 직접 자신의 신용정보를 조회하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염려도 없다.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에서 개인들끼리 금융거래를 하는 P2P(Peer to Peer)금융 역시 역경매로 대출이 이뤄진다. 대출신청자가 희망 차입금액과 금리, 돈이 필요한 사연과 상환계획 등을 웹사이트에 올리면 투자자들이 이를 보고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대출 금액과 금리를 등록해 입찰하는데 차입자가 원하는 이자율을 상한선으로 해서 가장 낮은 이자율을 제시한 입찰 건부터 차입자의 신청금액이 채워질 때까지 순차적으로 낙찰된다. 소득이나 연체정보 등 계량적이고 객관적인 신용정보를 중시하는 금융기관과 달리 P2P대출은 개인들이 대출심사를 하기 때문에 대출신청자의 딱한 처지나 상환의지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제도권 금융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이나 신용불량자들에게 십시일반 도와주는 형태로 돈을 빌려주기 때문에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절박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온라인 금융서비스가 인터넷 보급과 더불어 오프라인 채널을 대체할 정도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금융상품을 비교하고 우수한 금융상품을 찾아내는 능동적인 금융수요자들의 Needs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이 아닌 역경매대출과 같은 수요자중심의 대출제도가 정착돼 금융소외계층들에게도 금융이용 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해본다.

/오권영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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