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의 손`
그때 외할아버지는 피를 많이 흘리셨지만 병원에서 빨리 응급처치만 하고 가족을 위해 일터로 가셨다. 만약 그때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잘 받으셨으면 손가락이 잘려나가지는 않았을텐데 안타깝다. 하지만 외할아버지는 그럼에도 불구하시고 우리 어머니와 나, 오빠, 동생을 잘 키워주셨다. 하지만 외할아버지의 손은 몇십년 동안의 노력이 담겨있다. 외할아버지의 왼손 새끼 손가락은 잘려 나갔지만 나의 외할아버지의 사랑은 잘려나가지 않았다. 그 어떤 손가락 보다도 나에게는 너무나 긴 손가락이 되었다. 올해 외할아버지는 칠순을 맞이하신다. 외할아버지의 얼굴은 주름이 가득하고 두 손은 거칠고 쭈글쭈글 해졌다. 한평생 가족을 위해 일하시고 땀흘리신 외할아버지를 위해 칠순잔치 선물을 해드리고 싶다. 잘려진 네번째 외할아버지의 손에 맞는 장갑을 꼭 맞는 장갑으로 외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 나는 네번째 손가락이 이상하지 않고 자랑스럽다. 그건 사랑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한 최고의 손가락이기 때문이다. 외할아버지 손가락은 나에게는 엄청 긴 손가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