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아이고, 우리 대은이 왔는가. 잠깐 잠깐 기다려 봐라.”
우리 외할아버지는 낚시를 참 좋아하신다.
주말이면 낚시도구를 챙기셔서 외갓집 앞 둑 너머로 낚시대를 두개, 세개 걸쳐놓으시고 낚시를 하신다. 할아버지 손이 정말 바빠지시기 시작하셨다. 낚시대의 찌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대은아, 잘 봐라. 뭐가 잡혔는지. 우리 보자”
“할아버지, 할아버지! 뭐가 올라와요!”
“그래, 그래. 옆에 있는 그물망 좀 다오!”
“녜. 여기요”
할아버니와 내 손이 갑자기 바쁘게 움직였다. 할아버지 손에서 물고기가 넘어와 내가 잡고 있던 그물망으로 들어왔다.
“노래미구나! 맛있겠다. 저녁에 할머니 보고 맛있는 찌개 끓여 달라고 하자구나!”
“녜.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내가 합동을 해서 잡은 물고기라 더욱 기분이 좋았다. 마치 할아버지손과 내손이 왼손 오른손이 되어 착착 맞게 움직이는 것이 참 신기했다.
“아야!”
낚시바늘에 작은 새우를 끼우다가 그만 손가락이 찔리고 말았다.
“어디보자 우리 대은이 손가락에 피가 나는구나. 조심해야지”하시며 할아버지께서 반창고를 부쳐주셨다.
“우리 대은이 손은 아주 귀한 손이야. 나라를 빛낼 손이니까”
빙그레 웃는 내 얼굴을 보시며 할아버지께서도 웃으셨다.
외갓집으로 돌아와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는 매운탕을 기다리는데 냄새가 정말 정말 좋았다. 호박을 썰고 무를 써는 할머니 손이 정말 신기했다.
“탁탁탁!”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는 어떻게 이렇게 야채를 잘 써세요?”
“잘 하기는…. 그냥 하는거지”
할머니께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같이 정말 잘하신다. 할머니 손이 정말 바쁘시다. 찌개에 두부를 넣고 밥이 되었는지 또 밥상에 숟가락도 놓으신다. 할머니 손이 척척척! 열개의 손 같았다. 밥을 먹으려는데 할머니께서 반창고를 붙인 내 손가락을 보시고
“우리 대은이 손에 누가 흠을 냈어. 귀한 손인데. 앞으로 뭐든 할 이 손을….”
“할머니 괜찮아요. 조금 바늘에 찔렸을 뿐이에요”
손을 씻으시며 나오시던 할아버지께서
“그래 그래 손을 아끼면 안되지. 우리 대은이 손은 나라를 빛낼 수도 있고 남을 도와 줄수도 있고…. 뭐든 대은이 손으로 할 수 있는게 많지! 하지만 손을 아끼면 안돼. 상처가 난다고 손을 쓰지 않으면 그 손으로 무얼 하고 살겠어. 피도 나고 찔리기도 하고 때로는 손가락이 부러지기도 하지. 하지만 그걸 무서워 해서 손을 아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지. 우리 대은이는 두루 두루 손을 잘 사용해서 훌륭한 일들을 우리 대은이 손으로 꼭 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