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풍북초교, 점심시간 겸상 상담 성과
`이 음식은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이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는가`, `입의 즐거움과 배의 만족에만 치우치지 말아라` 등 선조들은 식사오관을 통해 아이들에게 먹을거리를 귀하게 여길 줄 알도록 가르쳤다.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집안 어르신, 아버지께서 밥상에서 수저를 들면 그제서야 온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기 시작할 정도로 `밥상머리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인성교육과 가족 사랑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아이들의 밥상머리교육은 거의 사라졌다. 평소 온가족이 함께 모여 제대로 저녁식사조차 쉽지 않은 것도 상당수에 이르렀다.
아이는 학원, 독서실 가랴, 공부를 한답시고 바쁘고, 부모는 나름대로 장사나 직장생활로 서로 바쁘기만 하다. 더욱이 최근 전국적으로 학교폭력, 자살 등의 문제가 커지면서 현재 아이들이 겪는 사춘기 열병은 과거보다 훨씬 더 폭력적으로 나타나 교육당국의 고민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안동 풍북초등학교(교장 손호익)가 `밥상머리교육`을 통해 교육적 성과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은 가족과 함께하는 밥상. 가족이 함께하면 아이들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행복하면 온 세상이 행복해진다”는 내용이 이 학교가 내건 밥상머리교육의 슬로건이다.
밥상머리교육 하면 흔히 가정과 부모님을 떠올리는데 이 학교는 가정에서의 밥상머리교육을 학생 상담에 접목시켰다. 담임교사가 아이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밥상머리 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점심시간 때면 학급별 담임교사들이 학생들과 마주앉아 즐겁게 식사하면서 아이들이 안고 있는 각종 고민을 상담하다보면 대화의 물꼬가 자연스럽게 트여진다.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나 고민이 없는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는 누군지, 집안에 고민거리가 있는 학생은 없는지 등 대화의 소재에 따라 담임 선생님이 상담원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내고 있다.
손호익 교장은 “학교폭력이나 학교 부적응 원인을 살펴보면 사실 대화 단절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밥상머리교육은 매우 필요한 교육적 활동”이라며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대화를 통한 지속적인 밥상머리교육은 인성교육과 따듯한 가족문화를 형성해 학생들에게 밝고 즐거운 학교생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